그러나 최근 출간된 ‘멋진 열두살’(삼성출판사)에 나온 12명의 아이들은 다르다. 커서 다른 꿈을 꾸더라도 지금 당장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달려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 이 중 5명의 어린이와 그 가족을 만나 아이가 꿈을 갖게 된 동기와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들어봤다.
:요리사: 김물결(경기 용인시 역북초교 6년)=일곱 살 때 호박전을 부쳐 엄마에게 내밀었다가 “피아노 배우고 학교 공부하지 벌써부터 부엌에 드나든다”고 야단만 맞았다. 초등 3학년 때 오빠를 잃은 뒤 의기소침해졌고 딸에게 활력을 되찾아주기 위해 엄마가 요리학원으로 데려갔다. 국내 최연소 한식 및 양식 조리 기능사 자격증 취득. 현재 일식 중식 조리 기능사 자격시험을 준비 중. 몸이 아파 학교는 결석해도 요리학원은 빼먹지 않을 정도로 요리공부에 푹 빠져있다. 엄마는 물결이의 맛의 비결과 관련, “재료를 넣을 때 양을 어림짐작하는 어른들과 달리 어린이다운 순진함으로 재료의 양을 정확히 재기 때문”이라고 귀띔한다. 요리 유학을 가 세계적인 퓨전 요리사가 되는 것이 꿈.
▼컴도사 ▼
하비홍(경기 군포시 관모초교 5년)=엄마는 생후 35개월에 한글을 떼 주고 셈과 구구단을 가르쳤다. 네 살 때 눈이 나빠질 정도로 게임기에 빠졌다. 여섯 살 때 집 근처 복지회관 컴퓨터교실에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해 이듬해 컴퓨터 기능사 인증 2급 기술자격 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했다. 그 뒤 초등 3학년 때 딴 정보기기 운용사까지 8개의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다. 명령하는 대로 틀림없이 움직이는 컴퓨터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꿈.
▼만화가 ▼
기새림(경기 부천시 수주초교 6년)=아홉 살 때 뱀을 그리다 아버지의 칭찬에 신이나 꼬마뱀 캐릭터 ‘꼬불이’를 탄생시켰다. ‘꼬불이’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책을 올해 초 발간했고 지금도 어린이신문에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만화가 외에도 디자이너 수의사가 꿈.
▼독서왕 ▼
최푸름(경기 파주시 금촌초교 6년)=엄마는 생후 7개월때부터 책을 보여주었다. 잠이 들 때까지 책을 읽어주었고 30개월에는 한글을 떼 주었다. ‘책 중독증’에 걸려 책만 있으면 밥도 굶을 정도. 초등 2학년 때 1만권의 책을 읽은 독서왕이 됐다. 지금도 영어책이건 전문서적이건 닥치는 대로 읽고 있다. 생물학자 요리사 식물학자가 꿈.
▼마술사 ▼
김도균(서울 창서초교 4년)=여섯 살 때 텔레비전에 나온 데이비드 카퍼필드를 보고 마술을 하고 싶었다. 세 살 때부터 배운 골프실력이 만만치 않아 아빠는 골프선수를 기대했으나 초등 2학년 때 엄마를 졸라 집 근처에 있는 마술학원을 찾았다. 너무 어려 수강하기도 힘들다는 답변을 듣고도 학원을 계속 다녀 실력을 쌓았다. 100여가지 마술을 구사하고 마술카페에서 인기 마술사로 활약 중. 마술 유학을 가 세계적인 마술사가 되는 것이 꿈.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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