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행복한 세상]플래시 애니 갈수록 진화

  • 입력 2003년 8월 25일 16시 21분


자신의 사진을 넣어 만든 플래시 e카드

자신의 사진을 넣어 만든 플래시 e카드

‘마시마로’와 ‘졸라맨’ 시리즈를 기억하는가?

통통한 엽기토끼 마시마로가 맥주병을 휘두르고 빼빼 마른 ‘졸라맨’이 악을 응징하는 모습을 누구나 한 번쯤은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두 짧은 동영상은 네티즌 사이에 큰 인기를 끌어 모은 대표적인 플래시 애니매이션이다.

같은 장면이 30초만 계속되어도 눈길을 돌려버리는 초고속 시대. 밋밋함을 견디지 못하는 네티즌들을 사이에서 플래시는 점점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이제 단순한 그림과 글의 조합은 ‘플래시 시대’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유머가 담겨 있어야 한다. 냉소적인 풍자를 통해 사회 문제를 꼬집는 진지한 고민이 담기는 경우도 많다.

블러디핑거 플래시.

▽번쩍번쩍 플래시만큼 튀는 상상력=초등학생이 그린 듯 조악한 터치의 간단한 그림들이 움직인다. 동그라미에 점 두 개가 찍힌 얼굴이 ‘콜라 싫어 커피 오∼노우! 새하얀 우유 오∼예!’ 노래를 부른다. 선으로 찍찍 그려진 손과 발을 써가며 율동도 한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우유송’ 플래시다.

이 깜찍한 우유송은 광고에서 쓰일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에는 우유송을 패러디한 소주송, 밥송, 만두송, 방구송 등 각종 아류작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유송을 만든 이익재씨의 또다른 플래시 애니매이션 ‘DJ DOC와 춤을’은 노래 가사를 표현한 화면이 재기발랄하다. 가정법 ‘만일…라면’이라는 식의 가사에서는 화면에 라면 봉지가 뜨는 식의 재치를 부렸다.

그저 한 번 보고 웃어넘기는 플래시가 아쉽다면 실생활에 사용해 볼 수도 있다. 플래시를 이용한 e카드가 대표적이다. 각종 음악과 함께 축하, 감사, 사랑 등 메시지를 담은 짧은 동영상은 그림엽서식의 e카드가 성의없게 느껴질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

인터넷카드 업체 레떼가 내놓는 셀프 카드는 자신의 사진을 넣어 플래시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카드의 그림 안에 자신의 사진을 넣고 ‘네잎 클로버를 못 찾으면 나 못볼 줄 알아’는 애교스런 사연을 넣는 식이다.

카드를 받는 사람은 여기 저기 클릭해 네잎 클로버를 찾아야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플래시와 함께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나오도록 꾸미는 e음악카드 등도 나왔다.

여름 더위를 잊게 해주는 무시무시한 ‘납량특집’ e카드도 있다. 블러디핑거메일(www.bloodyfingermail.com)에 들어가면 마디가 잘려진 손가락이 기다리고 있다. 마우스를 움직이면 피가 줄줄 흐르는 새빨간 글씨로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싸늘한 냉소, 심각한 고민도 담아=광고 패러디 등을 통해 사회적인 현상을 꼬집은 플래시도 있다. 어떤 플래시는 만화가 아닌 실제 사람들이 짧은 영화처럼 촬영해 만들기도 한다.

2002년 초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 사건을 다룬 패러디나 가수 유승준씨의 미국시민권 획득 문제를 비꼰 사례 등이 있었다.

엑스뉴스(www.xnews.co.kr)에는 신용카드와 자살, 청년실업, 북한 문제 등 생각 가능한 모든 현안에 대해 하나 이상의 플래시가 떠 있다.

이런 고민이 머리가 아프다면 플래시 형식의 게임도 이용해 볼 만하다. 마우스로 화면 위에서 각도를 잰 뒤 클릭으로 공을 날리는 미니 골프, 볼링게임, 사다리게임 등은 점심시간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이런 5분 플래시들을 가볍게 즐긴 뒤 20자평 등을 통해 의견을 남기고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도 플래시의 또다른 재미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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