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지구기행]태국 반얀 트리 푸케트…꽃향기에 잠들다

식물에서 추출한 호르몬인 에센셜오일을 몸에 바른 뒤 부드럽게 만져주는 반얀트리 푸케트 스파의 아로마 세라피 마사지. 향기로운 꽃내음과 근육의 이완으로 휴식의 즐거움은 몇 배가 된다. 이런 것이 스파 리조트의 매력이다. 사진제공 아일랜드마케팅

●금빛 모래 반짝이는 해변 ‘낭만의 리조트’

‘미인은 잠꾸러기.’ 오래 전 TV에 방영된 한 국내 화장품 CF의 카피다. 트러블 없는 매끈한 피부를 위해서는 잠이 최고라는 말인데, 잠은 곧 휴식.

허겁지겁 가이드 꽁무니나 따라다니며 증명사진이나 찍고 오는 주마간산형 관광의 시대는 가고 ‘게으름이 곧 미덕’인 휴양지로 ‘절대 휴식’을 찾아 떠나는 나 홀로 여행의 시대가 왔다. ‘스파(Spa)’는 그런 휴식 여행의 첨단에 자리매김한 새로운 테마다.

건강 증진과 휴식을 두루 겸한 스파 리조트, 반얀 트리 푸케트(태국)에서 스파의 진수를 만나 본다.

태국 남부의 푸케트 섬. 남북 48km의 섬 서편은 온통 금빛 모래 반짝이는 멋진 비치다. 그리고 안다만해가 바라다보이는 해변에는 고급리조트와 호텔이 즐비하다 그 중 북쪽에 있는 ‘라구나 푸케트’는 좀 특별하다. 대부분 모래해변인 데 반해 이곳은 라군(潟湖)의 호숫가다. 주변의 최고급 리조트(5개)와 골프장(1개)은 호수로 연계된 단지(Integrated Resort). 어느 호텔에 묵든 나머지 4개 호텔의 시설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반얀 트리 푸케트는 여기에 있다. 개장(1995년) 4년 만에 세계 최정상 스파 리조트로 부상한 이곳. 규모는 줄이되 시설 및 서비스는 최고급으로 갖추고 최대한의 프라이버시 보장으로 휴식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식 으로 운영한 덕분이다.

라군의 보트에서 보니 호반의 풀밭 너머로 코끼리 코처럼 하늘로 치켜든 길쭉한 처마 끝이 인상적인 태국 전통 양식의 건물이 보인다. 반얀 트리다.

반얀 트리에는 스파만 즐기러 온 방문객도 많다. 수십 가지의 다양한 트리트먼트가 있지만 대중적인 것은 아로마 세러피(Aroma Therapy·식물에서 추출한 호르몬을 오일에 섞어 심리 및 물리적 치료에 이용하는 향기 요법)를 가미한 마사지. 발리식 일본식 유럽식 등 종류도 다양하다.

별장식 건물의 스파 룸 문을 열자 세러피스트인 태국 여인이 합장한 두 손을 코끝에 가져가며 인사를 건넨다. 룸은 20평 정도. 절반은 지붕이 없어 그늘과 햇빛이 적당히 어우러진다. 태양 아래 욕조에는 빨간 꽃이 수면에 가득 띄워져 있고 그 옆 정원에는 난 꽃이 한창이다. 그늘에는 타이 실크가 덮인 침대가 놓여 있다. 욕조 옆 그늘 집에는 침상도 있다. 곳곳에 놓아둔 도자기 병(아로마 세러피 용 오일 용기)과 꽃이 활짝 핀 난으로 실내는 아늑하다.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잠시 휴식한 뒤 시작된 아로마 세러피 마사지. 식물에서 추출한 향기로운 에센셜 오일을 바른 뒤 지압하는 방식으로 마사지는 진행된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향기의 아로마 오일은 피부로, 그 향기는 호흡기로 흡입돼 치유 및 기분 전환의 효과를 낸다.

이곳의 세러피스트는 모두 전문가. ‘스파 아카데미’를 두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다. 1시간30분 동안의 아로마 마사지. 향기로운 꽃향기와 귓가에 감도는 명상 음악, 그리고 부드러운 아로마 오일 마사지를 통한 근육의 이완. 세상 걱정 모두 잊고 어느덧 얕은 잠에 빠진다. ‘휴식의 극대화’라는 스파. 스파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푸케트(태국)=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여행 정보

◇반얀 트리(www.banyantree.com)=푸케트, 빈탄(인도네시아), 상하이(중국), 몰디브, 세이셸(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의 섬)에는 호텔&리조트에서 스파도 운영.

△Spa Deals(숙박+스파)=연못 가운데 전용 스파와 야외 풀이 갖춰진 최고급 빌라에 묵으며 스파는 물론 마사지 레슨까지 포함. ①Spa Pool Villa Indulgence=1박당 미화 870달러. 4박시 3박 가격 제공. ②Spa Bliss=2박3일 1025달러부터(이하 커플 당 가격). ③Passionate Moments(3박4일)=1630달러부터. ④Heavenly honeymoon(4박5일)=2400달러부터. △스파 트리트먼트 ①Day Spa Retreat(4시간)=스파 풀 빌라에 머물며 마사지 받기. 280달러. ②마사지(이하 90분)=미화 85달러 ③보디랩(Body Wraps·)=해초 허브 진흙 등을 바른 뒤 비닐로 몸을 감싸는 것. 75달러. ④페이셜(Facial)=얼굴 피부 마사지. 55달러.

◇태국 정부 관광청(www.tatsel.or.kr)=02-779-5417, 8

▼스파, 건강한 휴양▼

‘스파(Spa).’ 종종 듣는 말이지만 진짜 뜻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첫째는 ‘벨기에의 동부에 있는 리에주 지방 동남부의 도시로 질 좋은 광천수(Mineral Spring)가 나는 곳’, 둘째는 그 이름 덕분에 ‘건강 보양 휴양지(Health resort)’의 대명사가 됐다는 것.

이 설명을 토대로 유추해 보면 광천수가 건강 보양의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스파’는 수(水)치료 요법을 포함해 ‘건강 증진의 효과가 기대되는 다양한 트리트먼트(치료)를 제공받는 휴양’이란 의미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물이 사람의 질병 치료에 이용된 예는 세계의 여행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스위스 알프스의 남부 앵가딘 계곡에 있는 유럽 최고의 스키타운 생모리츠. 동명의 호숫가에 있는 이 호반 마을은 좁은 계곡에 수많은 호수가 계단처럼 이어진(chain of lakes) 멋진 곳으로 이란의 팔레비 전 국왕,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 1960년대 미국의 팝스타 비치보이스 등의 별장이 있다.

계곡 양편의 스키장(코르빌리야와 코르밧슈)은 최초의 동계올림픽 개최지. 이런 생모리츠가 알프스 휴양지로 자리매김을 한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곳은 제정 로마의 전상자 치료소. 로마는 이곳 호숫가에서 발견한 광천수를 이용한 수치료 요법으로 부상자를 치료했다. 그 광천수 공(孔)은 지금도 보존돼 있고 호반의 스파에서는 지금도 이 물을 활용한 수치료 요법을 제공 중이다.

냉천(冷泉)인 광천수 대신 온천수를 활용한 곳도 있다. 스위스 발레지방의 알프스 기슭에 있는 휴양타운 로이커바드다. 인터라켄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의 이곳은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나 골퍼, 야구 선수의 부상 치료 후 재활 훈련장으로 유명하다. 알프스가 바라다 보이는 계곡가에 사우나 야외풀 등 다양한 온천 놀이시설을 갖춘 온천 휴양소도 있다.

미국에도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고향인 남부 아칸소주의 작은 마을 호프 근방의 온천 타운 핫스프링스. 1940년대 전후 번성했던 이 온천 타운은 2차대전 및 6·25전쟁 후 부상자에 대한 수치료 및 재활 요양소로 활용됐다. 그 뒤 온천 타운은 쇠퇴해 텅 빈 수치료 전문 온천 호텔이 도열한 거리(Bathhouse Row)만이 당시의 영화를 말해 준다.

수치료 개념의 스파를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곳은 프랑스. 물 가운데서도 바닷물을 활용하는 ‘샐러소 세러피(Thalasso Therapy)가 발달했다. 고급 호텔에 샐러소 세러피 트리트먼트 시설 및 세러피스트를 고용해두고 일정 기간 휴양하면서 다양한 트리트먼트와 함께 승마와 수영, 산책 등 운동을 병행하는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판매한다. 지중해의 카지노 타운인 몬테카를로(모나코 왕국)의 최고급 호텔 에르미타주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

이스라엘 사해 주변 호텔의 샐러소 세러피는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 소금 용액에 근접할 만큼 농도가 짙은 사해의 미네랄 성분 풍부한 바닷물, 근처에서 퍼낸 진흙, 지중해의 해초 등을 이용한다.

최근의 스파 리조트는 이처럼 물과 진흙을 이용한 수치료 요법은 물론 아로마 세러피(향기 치료), 마사지(지압 및 근육 이완), 요가(스트레칭과 명상)에 건강 보양 음식까지 동원해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휴식’을 기대하는 휴양객에게 건강 증진 및 보양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특급 호텔에서도 스파를 즐길 수 있다. 또 설악워터피아, 아산 스파비스, 덕구스파월드 등은 스파를 테마로 한 온천 워터 파크다.

●국내외 스파 리조트 정보

▽해외 △스위스=정부 관광청의 한글 홈페이지(www.myswitzerland.co.kr) 참조 ①생모리츠(St. Moritz)=생모리츠 베더 아게(www.stmoritz-spa.ch) ②로이커바드=린트너 호텔&알펜테르메(www.lindnerhotels.ch) △미국=핫스프링스의 ‘Bathhouse Row’는 아칸소주(州)관광청(www.arkansas.com) 혹은 핫스프링스 국립공원(www.nps.gov/hosp/) 참조

▽국내(온천 스파) △설악워터피아(www.hanwharesort.co.kr)=설악한화리조트 단지 내(척산온천). 033-635-7711 △아산 스파비스(www.spavis.co.kr)=아산온천단지 내. 셔틀버스 운행 041-539-2000 △덕구스파월드(www.duckku.co.kr)=경북 울진군 덕구온천관광호텔 내. 054-782-0677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