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준비끝에 영인본 펴낸 인각사 常 仁 스님

  • 입력 2003년 8월 4일 19시 10분


올해 초 국보(306호)로 지정된 보각국사(普覺國師) 일연(一然·1206∼1289) 스님의 ‘삼국유사(三國遺事)’가 4일 영인본(影印本·원본을 사진으로 찍어 복제한 책)으로 간행됐다.

2년 동안의 준비 끝에 영인본을 펴낸 대한불교 조계종 인각사(麟角寺·경북 군위군 고로면) 주지 상인(常仁.사진) 스님은 이날 “지금까지는 조선 중종 7년(1512년)에 간행된 삼국유사 판본을 이용해 영인본을 제작했으나 이번 영인본은 조선 초기의 판본을 중심으로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인각사 일연학연구원이 간행한 이 영인본은 조선 초기와 중종 때의 판본을 합해 2권 분량(총 450쪽)으로 제작됐다.

상인 스님은 5일 오전 11시 인각사에서 열리는 일연 스님의 열반 714돌 추모 다례제에서 영인본을 국사전에 봉정할 예정이다.

인각사측은 판본을 사진으로 찍은 뒤 2000만원을 들여 안동 전통 한지를 이용, 손작업으로 100질을 제작했다.

상인 스님은 “일연 선사의 체취가 남아 있는 인각사를 지키면서 제대로 된 삼국유사의 영인본이 하나도 없어 무척 아쉬웠다”며 “이번 영인본 발간을 계기로 우리 겨레의 가장 오래된 역사책이자 고대 문학의 보고인 삼국유사가 더욱 국민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연 스님은 고려 희종 2년(1206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9세 때 전남 무량사로 출가한 뒤 불교에 정진하는 한편 고려 대장경 간행에도 관여했다. 그는 틈틈이 삼국유사를 집필해 오다 고려 충렬왕 9년(1283년)에 승려로서 최고 자리인 국사에 임명된 뒤 인각사에 내려와 노모를 모시면서 삼국유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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