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583>陰 雨 之 戒(음우지계)

입력 2003-06-17 17:36수정 2009-10-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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陰 雨 之 戒(음우지계)

陰-그늘 음 戒-경계할 계 低-낮을 저

築-쌓을 축 束-묶을 속 薪-땔감 신

전문가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는 북태평양 高氣壓(고기압)의 擴張(확장)과 함께 형성되는 장마前線(전선)이 北上(북상)하는 시기에 따라 결정된다. 그래서 매년 약간씩 들쭉날쭉하게 되는데 대체로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 약 한 달간이 된다. 統計(통계)에 의하면 서울의 경우, 매년 6월 24일 경이며 7월 19일쯤 끝난다.

장마철이라고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2∼3일 주기로 우리나라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低氣壓(저기압)이 통과할 때 특히 비가 많이 내리게 되는데 이 때도 高氣壓이 세력을 뻗쳐 장마前線을 밀어내게 되면 일시적으로나마 맑은 날씨를 볼 수 있다. 또한 北上했던 장마前線이 다시 南下(남하)하면서 비를 몰고 오는 ‘되돌이 장마’가 있는가 하면 비가 극히 적게 오는 ‘마른 장마’도 있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대체로 集中豪雨(집중호우)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연강우량의 절반 이상이 이때 쏟아지니 그럴 만도 하겠다. 정성 들여 가꾸어 놓은 農作物(농작물)이 물에 잠기는가 하면 道路(도로)가 流失(유실)되고 산과 築臺(축대)가 崩壞(붕괴)되기도 하며, 심지어는 土沙(토사)가 家屋(가옥)을 덮쳐 慘事(참사)를 부르기도 한다. 작년의 장마는 특히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인공위성과 각종 레이더 등 관측장비를 총동원해도 기상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아직도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束手無策(속수무책)으로 하늘만 바라볼 수도 없지 않은가.

한자에서 ‘장마’를 표현하는 말은 많다. 주룩주룩 쏟아지는 모습이 마치 숲(林)의 나무처럼 빽빽하다 하여 霖雨(임우)라고 하는가 하면 비가 많이 온다 하여 積雨(적우)라고도 했다. 또 오랫동안 부슬부슬 내린다고 하여 陰雨, 시기적으로 梅實(매실)이 노랗게 익을 즈음 찾아오는 비라고 하여 梅雨라고도 한다.

과거의 예를 볼 때 장마피해는 天災(천재)보다는 人災의 측면이 컸다. 다시 말해 조금만 신경 쓰고 대비책을 세웠던들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뜻이다. 특히 장마의 경우, 매년 어김없이 찾아왔으므로 현명한 우리 조상들은 이를 일깨웠으니 陰雨之戒가 그것이다. 陰雨之備(음우지비), 陰雨之防(음우지방)이라고도 한다. 이미 설명한 曲突徙薪(곡돌사신·미리 미리 대비함)과 같은 뜻이라 하겠다. 25일쯤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단단히 대비하자.

鄭錫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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