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학회 창립기념 세미나 "인터넷이 기존 언론 대체 못한다"

입력 2003-06-12 18:47수정 2009-09-2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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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비롯한 정치활동 전반에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었지만 기존 언론이 수행했던 역할을 대신하기는 어렵고 인터넷을 통한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숭실대 강원택(康元澤·정치외교학)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에서 ‘민주주의 발전과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선거학회(회장 어수영·魚秀永 이화여대 교수)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강 교수는 지난 대선 과정을 분석한 ‘인터넷과 정치과정’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인터넷은 선거 운동에서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인식은 과장됐다”며 “인터넷은 주로 같은 정치적 견해를 가진 집단의 결속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서강대와 숭실대 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지난해 대선 당시 특정 후보의 홈페이지 방문이 후보 결정에 영향을 주었는가’라는 질문에 ‘영향이 없었다’(44.5%)고 답한 사람이 ‘큰 영향을 미쳤다’(7.7%)는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 조사 대상자 중 47.8%는 ‘다소 영향이 있었다’고 답했으나 지지 후보를 바꿀 정도의 영향을 미쳤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게 강 교수의 해석이다.

강 교수는 “특정 후보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들이 알아서 찾아간 것이고, 그로 인해 결속력이 커졌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서 인터넷의 정치적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극심했던 이유는 세대간의 정보격차(digital divide)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어수영 교수는 세미나 직후 열린 한국선거학회 창립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뒤 인사말에서 “급변하는 정치적 환경에 맞는 선거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학계가 기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본선거학회와 매년 활발한 교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어 교수는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쟁점이 되고 있는 의원정수 및 선거구 획정 문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본격적으로 선거 연구의 지평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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