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함께하는 미술 “숭배는 가라” … ‘스스로(D.I.Y.)’展

입력 2003-06-03 18:01수정 2009-10-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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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생활의 결합을 컨셉으로 내건 토탈미술관의 ‘스스로 (D.I.Y.)'전시장. 시대와 국적과 유파와 장르를 넘어 벽과 공간을 빼곡히 메운 작품들은 전시장을 소통과 평등의 공간으로 만든다. 사진제공 토탈미술관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은 건축가 문신규(65)씨와 화가 노준의(57)씨 부부가 동숭동 토탈 갤러리와 경기도 장흥 토탈 야외조각공원에서부터 출발해 30여년 가까운 세월동안 수많은 예술가를 발굴하고 키워낸 산실이다.

최근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는 비영리 전시공간, 이른바 ‘대안공간(alternative space)’의 원조 격으로 작품성만 있다면 신진, 중견, 원로를 가리지 않고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80년대에 생소한 장르였던 설치와 사진 등도 이 곳에서 대중화의 발판을 다졌다.

7월 13일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스스로(D.I.Y.)’ 전은 미술관의 27년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다. 제목처럼 건축 사진 회화 판화 웹작업 비디오 공예 타피스트리 가구 오브제 가구 등이 공간 안에서 하나로 뒤섞여 관람객들도 제3자가 아니라 ‘스스로 참여’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노준의 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과 생활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토탈 시대의 출발이라는 컨셉으로 마련했다”며 “미술가는 절대적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공작자(工作者)’가 되고, 미술 작품은 감상용 물건이나 고정된 이미지로 숭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을 일으키는 매개물이 되려는 실험”이라고 강조했다.

참여 작가는 건축가 손학식 켄민, 사진작가 황규태 문형민, 유리 조각가 박성원, 현대미술 작가인 김범 오인환 강애란 홍우형 문경원 정혜승 박이소씨 등 12명. 또 토탈미술관이 20여 년 수집해 온 존 발데사리, 조너선 보로프스키, 데니스 오펜하임, 로버트 라우센버그, 제다 쉐이드 등 외국 작가들의 작품과 김종학 백남준 한묵 이우환 박서보 한만영 윤형근 송수남 하종현 씨의 작품들도 나온다.

시대와 유파와 장르를 넘어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 ‘평등의 공간’ 전시장은 3단 혹은 4단으로 작품을 벽에 빼곡히 메워 전시장이 단순히 컬렉션의 보관소가 아니라 만남의 공간, 새로운 접촉의 공간임을 확인시켜준다.

남자 관람객들의 옷을 즉석에서 빨래하고 다림질하는 과정을 통해 가사 노동에서 소외된 남성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오인환씨의 ‘이동 조립식 빨래방’도 눈길을 끈다. 강애란씨는 미술 관련 책과 도록, 잡지, 각종 자료들을 가지고 미술관 서고 중간 중간에 책으로 만든 조명물을 설치했다. 이밖에 ‘관절 만들기’ ‘매혹의 정원’ ‘이웃-기계’ ‘당신도 할 수 있어요 테이블’ 등 미술관을 생활 속으로 끌어온 다양한 퍼포먼스와 설치작품들이 나온다.

전시장에는 토탈미술관이 장흥 야외미술관에 짓는 대규모 창작촌 모형도 전시돼 있다. 창작촌은 건물 2동에 스튜디오 120개가 들어서며 내년 봄 입주할 계획. 02-379-3994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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