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산골아이´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6시 45분


◇산골아이/임길택 시 강재훈 사진/136쪽 6000원 보리(초등 전학년)

‘여름이면/등이 까맣도록 개울에서 놀고/겨울 바람 속에서도/온통 놀 일들 뿐인데…모르는 글씨 하나도 없는데/무슨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어머니 눈치 보며/텔레비전 같이 볼/궁리만 해요.’(산골아이 4)

‘미역감고 천렵하러 나온 어른들을 따라다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그리고 오후 내내 목이 마른 채 혼자 집을 지켰을/소한테 더없이 미안했다.’(학렬이)

강원도 산골 마을에서 14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시인의 유고시집. ‘산골아이’ 연작시 32편과 그 밖의 시 45편을 실었다. 가난하지만 따뜻한 산골마을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곳의 삶과 풍광을 담은 사진 역시 평화롭다.

‘겨우내 바람들이 쌓아 두었던/흙먼지, 나무 조각, 종이 부스러기들/봄이 왔다고/랄라라 나들이 간다’(첫 봇도랑 물)고 노래하던 시인은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이틀 뒤인 1997년 12월 11일 폐암으로 죽었다.

‘기어다니는 아이/방 안 문틀에 매어 놓고서/아침도 굶고 품팔러 가야지…이런 날 어찌 살았는지/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아/사는 게 꿈이 아닌가 몰라/그 때가 정말 꿈만 같아.’(어느 할머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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