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소극적, MBC 선정적, SBS 의타적" 선거여론조사 보도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36분


“지지율의 차이로 사진 크기를 달리하면, 시청자들은 그 차이를 훨씬 더 크게 인식하며 심지어 인물 평가에서도 우위로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 (윤호진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원)

올해 대통령 대선을 앞두고 방송영상산업진흥원(원장 고진)은 18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2002년 대통령 선거와 여론조사 보도의 쟁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윤호진 박사는 앞서 배포된 발제문에서 선거여론조사결과를 보도할 때 지지율에 따라 사진 크기를 다르게 하는 화면은 시청자들의 오해를 부추기는 선정적 보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MBC의 경우 모두 49번의 사진 자료 중 25번(51%)이나 지지율 차이에 따라 후보자 사진 크기를 다르게 보도했다.

윤 박사는 올해 3∼9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에서 방영한 메인뉴스의 선거여론조사 보도를 분석한 결과 KBS는 ‘소극적 중립주의’, MBC는 ‘선정적 균형주의’, SBS는 ‘의타적 분석주의’의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조사기간중 KBS는 이회창후보, MBC와 SBS는 노무현 후보를 더 자주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BS는 정몽준 후보에 대한 언급(17%)이 방송 3사중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박사는 “MBC와 SBS가 ‘노풍’의 부침에 따른 지지율 변화를 꾸준히 보도했으며 KBS는 월드컵 뒤 정몽준 의원의 지지도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인 결과”라고 말했다.

발제자로 참가하는 숭실대 정외과 강원택 교수는 “국내 여론조사 보도가 인기 투표식 평가에 머무르고 있다”며 “정당정치가 확고하지 않은 국내에서 이같은 방식의 여론 조사 보도는 정치인들이 지지율에 따라 이합 집산하는 경향을 부추길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SBS선거방송기획단의 현경보 기자는 “선거여론조사의 ‘경마식 보도’는 ‘흥미로운 기삿거리’를 찾는 대중매체의 생리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다양한 ‘정책 여론조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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