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책]아리랑TV ‘영상으로…’ 진행 재키 김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7시 13분


권주훈 기자
권주훈 기자
“한국영화나 드라마, 가요는 ‘한류(韓流)’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문화의 정수인 문학 작품은 외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케이블 해외 홍보 채널 ‘아리랑TV’에서 한국문학작품을 영어로 알리는 프로그램 ‘영상으로 만나는 한국문학’(토 낮 12·50)을 진행하는 재키 김씨(41). 미스코리아 출신들의 모임인 ‘녹원회’ 회장으로 사회 활동을 하고 있지만 방송에선 새내기다.

한국문학번역원과 함께 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4월부터 1주일에 한명씩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 25명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라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다양한 영상물이 이용된다.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작품의 배경이 된 지방의 실사촬영, 작가와 인터뷰 등을 적절히 이용한다.

“첫 회에 황순원의 ‘소나기’가 방송됐는데 외국인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었어요. 영화로 된 아름다운 영상미와 보편 정서를 담은 스토리가 감동을 준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문인은 이문열 박완서 김동리 최인훈 박경리 조정래(이상 소설가) 고은 서정주 신경림 구상 김지하(시인) 극작가 오태석 등. 한국문학번역원은 이 프로그램을 해외홍보원이나 외국의 대학에 홍보 자료로도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제작비 문제 등으로 6개월만인 이달말에 끝날 예정이어서 문학계에서는 아쉬워하고 있다.

김씨는 “고은 선생님을 소개한 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문학이 영어로 번역된 작품 수가 너무 적고,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원작의 작품성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스코리아의 뉴욕 대표 출신으로 미국 콜롬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10년전 한국에 왔다. 김씨는 “예전에는 미(美)로써 외교사절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외교사절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