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후보 156명…막판까지 예측불허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1시 50분


올해 노벨평화상 추천 후보가 사상 최대인 156명이나 등록된 가운데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수상자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경우와 2001년 공동 수상자인 유엔 및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당시 강력한 후보로 부각돼 수상자 선정에 어려움이 없었으나 올해는 분명한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유력한 후보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 리처드 루거 미국 상원의원, 샘 넌 전 상원의원, 유엔 전범 재판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루거 의원과 넌 전 의원이 구소련 시대의 핵무기 및 생화학 무기의 안전한 폐기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 후보로 뒤늦게 부각되고 있다.

노벨위원회가 이들 미국 전현직 의원을 수상자로 발표할 경우 이는 군축 및 핵무기 비확산 운동을 고무시키고 이라크에 대한 무장해제를 추진하는 미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슬로 평화연구소(PRIO)는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카르자이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통합과 국가재건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슈타인 퇴네손 PRIO 소장은 개인적으로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을 유력한 후보로 여기고 있다. 퇴네손 소장은 하타미 대통령이 이슬람권에서 가장 민주적인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측통들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유력한 후보로 점치고 있다. 지속적으로 평화운동을 벌이고 있는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평화상 후보로 거론돼 왔으며 이번에 수상자가 될 경우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 정부에 대해 다원주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미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유엔 유고전범재판소와 재판관 카를라 델 폰테가 함께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중국 반체제 인사의 수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가이어 룬데슈타트 노벨연구소 소장겸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조만간 우리는 중국 문제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말해 중국 반체제 인사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함으로써 중국의 인권문제를 부각시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 인권 문제가 부각될 경우 중국의 반체제 인사 웨이징성(魏京生)이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희생자 어머니들이 수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1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6시)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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