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현장]라트어린이극장 영어연극 '리틀 드래곤'

  • 입력 2002년 9월 24일 17시 13분


라트어린이극장에서 공연하는 ‘리틀 드래곤’은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영어연극이어서 온가족이 보기에 좋다.사진제공 라트어린이극장
라트어린이극장에서 공연하는 ‘리틀 드래곤’은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영어연극이어서 온가족이 보기에 좋다.사진제공 라트어린이극장
객석이 서서히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다시 밝은 빛과 함께 울긋불긋한 옷을 입은 배우 네명이 무대에 등장한다. 날개 달린 인형을 들고 “드래곤플라이”라고 노래하듯 속삭이며 객석사이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왔다갔다하는 배우를 두려운 듯 혹은 신기한 듯 바라보던 객석 중앙의 대여섯살 된 여자아이는 옆에 앉은 엄마에게 “요정이야?”라며 귀엣말을 한다. ‘드래곤플라이’는 우리말로 ‘잠자리’다.

“아이 엠 어 컬렉터(I am a collector)”를 외치며 무대에 코트를 입은 컬렉터가 등장한다. 컬렉터가 ‘타이거(tiger)’ ‘폭스(fox)’ ‘카우(cow)’ ‘엘리펀트(elephant)’ ‘실(seal)’을 부를 때마다 효과음으로 그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배우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모두 영어다. 가만히 보니 배우들도 외국인이다.

국내 처음으로 생긴 어린이 영어연극 전문극장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옛 키네마극장 3층 ‘라트 어린이 극장’. 11일부터 개관기념으로 막을 올린 ‘리틀 드래곤’에 학부모와 어린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규모는 250석으로 소극장이다. 대상은 5∼12세. 어린이들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연극을 통해 어려서부터 예술을 가까이하도록 하자는 게 이 극장의 목표다. 어찌보면 영어는 어린이 손님을 끌기 위한 수단이다. 엄마아빠와 꼭 붙어 앉을 수 있게 된 좌석과 하얀 공룡알처럼 생긴 화장실 등 모든 시설이 어린이에 맞춰 설계됐다.

‘리틀 드래곤’은 불타는 알 속에 든 채 별에서 떨어진 아기용의 이야기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알을 깨고 태어난 리틀 드래곤. 잠자리들과 곧 친구가 되지만 자기와 똑같은 친구를 찾고 싶어한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숲과 바다 도시와 하늘로 환상적인 뮤지컬여행을 떠난다. 여행도중 그들은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만난다. 그 중에 다정한 친구도 있고 위험한 적도 있지만 모두 리틀 드래곤에게 자기 자신과 그 주변의 세상에 대해 가르침을 준다. 가장 위험한 인물은 ‘컬렉터’로….

대사와 음악, 춤과 인형극이 어우러지기 때문에 영어를 몰라도 지루하지는 않다. 5∼6세들은 10분 이상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해 이야기를 전개했다고.

연출은 호주 ‘램 시어터’의 로저 린드 예술감독. 커트 두발, 데이비드 비비안 러셀 등 외국인 6명과 한국인 2명이 출연한다.

공연이 끝나면 배우들이 나와 관객들과 퀴즈를 풀면서 워크숍을 진행한다. “숫자 세는 걸 좋아하는 동물은?”

관객들이 일어나 극에 나왔던 노래를 율동과 함께 배워보는 순서도 있다. 또 배우들과 관객이 주고받는 노래도 있다.

기획 코디네이터 수잔나 오씨는 “영어를 단어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받아들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알맞은 효과음이나 조명으로 뜻을 짐작할 수 있게 했으며 쉽고 예쁜 영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이 드라마가 1985년 처음 쓰였을 당시만 해도 초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제 유치원생도 충분히 볼 수 있게 된 것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영어실력이 그만큼 향상됐다는 증거라고. 22년째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는 미국인 오씨는 “원어민 자녀들과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영어실력의 차가 줄어들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

라이브 공연이 이루어지는 극장에 처음 와보는 어린이가 많다. 극장에 도착하기 전에 어린이들에게 극장에 대한 사전지식을 준다. 예를 들어 △공연장 안에 음식물이나 음료수를 갖고 들어가지 않는다 △화장실에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다녀온다 △극장에서는 보통 때 경험하지 못하던 특이한 것을 듣고 보게 된다 △공연이 시작되면 객석은 어두워질 것이며 이것은 무대 위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등.

■알아두면 편해요

△만 4세 이상 관람 가능, 상연시간 80분 △공연시간 수 일요일 오후 3시, 목 금 토요일 오후 3시, 6시 △관람료 3만원(20명 이상 단체는 20% 할인) △문의 02-540-3858

김진경기자 kj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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