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책고르기 열고개⑥]다양한 주제 골라읽는 재미 쏠쏠

  • 입력 2002년 9월 24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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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시리즈(전 24권) / 닉 아놀드 외 글 / 각권 150쪽 안팎 3900원 주니어김영사

1999년 3월 ‘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이하 앗 시리즈) 3권이 나았다. 1권 수학이 수군수군, 2권 물리가 물렁물렁, 3권 화학이 화끈화끈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과학 잡지를 만들고 있는 필자로서 놀라기도 했지만 너무나 반가웠다. 과학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 수도 있다니. 과학과 재미를 늘 고민하는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앗 시리즈’는 지금까지 모두 24권이 나왔으며 계속 나올 예정이다. 시리즈물은 갈수록 순도가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앗 시리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 재미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이 시리즈물은 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의 만남인 에듀테인먼트를 표방하고 있는 대표적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이 책은 제목부터가 재미있다. 수군수군(수학), 물렁물렁(물리), 화끈화끈(화학), 우왕좌왕(우주), 시끌시끌(식물), 벌렁벌렁(벌레), 뒹굴뒹굴(동물), 바글바글(바다), 왈칵왈칵(화산), 슥삭슥삭(소리), 진짜진짜(진화), 뒤죽박죽(두뇌), 꾸물꾸물(강물), 찌릿찌릿(전기), 지끈지끈(질병), 키득키득(컴퓨터) 따위의 반복적인 표현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책을 읽고 나면 이런 의성어나 의태어의 반복 표현이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해 붙이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본문으로 들어가면 만화 같은 표현이 또 하나의 재미를 준다. 재미도 재미지만 표현이 웃기다. 만화를 보며 키득키득 웃는 것처럼 이 책을 보면 웃음이 난다. 웃으면서 과학책을 본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그림이 재미있다.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가 우스꽝스럽고 대사에 유머가 넘친다. 군데군데 자극적인 표현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기억과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수단일 뿐 지나치지는 않다.

아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책 한 권을 앉은 자리에서 읽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과학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또 구성을 특이하게 한다 하더라도 자기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이 없으면 아이들은 금세 싫증을 느낀다. 그러나 ‘앗 시리즈’는 앉은 자리에서 한꺼번에 읽을 수 있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새로운 사실과 흥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또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컴퓨터 등 다양한 과학의 주제를 다루고 있어 관심 분야에 따라 골라 읽은 재미가 있다.

‘앗 시리즈’는 책이 작고 가볍다. 종이 자체가 가볍고 들고 다니기 적당하다. 그래서 가격도 싸다. 그러나 책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도 싸지도 않다.

이억주 월간 과학소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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