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울린 ‘아, 아버지…’ 감동의 물결 확산

  • 입력 2002년 9월 13일 15시 29분


《‘아버지는 누구인가’라는 작자 미상의 글이 소개된 13일(본보 A19면), 독자들의 반응은 너무나 뜨거웠다. 인터넷 동아닷컴에서도 접속건수가 하루 사이에 무려 20만건을 넘어섰고 많은 독자들이 글을 읽은 소회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의 글을 적어 올렸다. 담당기자에게도 50여통의 e메일이 쏟아졌다.》

‘너무나 내 마음을 잘 표현했다. 어떤 행동도 필요없는 가정교육 자료다’ ‘글을 읽자마자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는 반응에서부터 ‘신문을 복사해서 전 부서원이 다 읽었는데 눈물이 나서 업무가 늦어졌다’ ‘수업자료로 쓰고 싶다’는 반응까지….

네티즌들이 올린 글 중에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글들이 많았다.

“왜 우리 아버지는 남보다 훌륭한 사람, 더 돈많은 사람이 아닐까 원망도 많이 했었다. 결혼후 조금씩 깨달았다. 아버지 되기가 힘들다는 것을. 천하불효자식인 나는 아버지 임종도 못하고 말썽만 피우다 종아리를 맞았다. 이 글을 읽고 나니 한적한 산골짜기 우람한 폭포아래 ‘아버지’하고 목놓아 부르고 싶다. 혹 내생이 있다면 다시 태어나 부모자식으로 만나고 싶다.”

▶ '아버지는 누구인가' 전문 보기  

“언제나 자식만 위해 최선을 다했던 아버지의 마음을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다음에야 알아 버렸다. 그래도 아버지 묘에 가서 누워 계신 쪽을 향해 귓속말을 건넬 수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내 자식을 멀리하고 내 아버지와 단 둘이 얘기하며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 내 자식들이….”

새벽에 신문을 읽은 40대 주부는 “학교에 가는 아이들에게 글을 보여주었고 남편의 아침식사도 어느 때보다 푸짐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40대 중반의 회사원은 “신문에 난 글을 오려서 책상 앞에 붙였다. 우리 아버지의 얘기이면서 동시에 나의 얘기이기도 해 더욱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SBS 라디오 ‘이숙영의 파워 FM(오전 7∼9시)’ 진행자인 이숙영씨는 출근길의 청취자들에게 전문을 낭독해 감동을 전해 주었다.

작가 미상의 글 한 편이 지금 세상의 모든 아들 딸과 아내를 향해 “니들이 아버지를 알어∼”라고 외치고 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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