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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5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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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 장승업의 화조영모화 10폭 병풍 중 일부
회화사연구가인 이양재씨가 최근 발간한 ‘오원 장승업의 삶과 예술’(해들누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오원의 본관과 출생지에 대한 고찰. 오원은 그동안 대원(大元) 장씨 무반(武班) 집안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을 뿐 출생지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이당 김은호(以堂 金殷鎬)가 “장승업의 출생지가 경기도 광주다, 황해도 안악이다 라는 막연한 이야기만 떠돈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
이씨는 고려대도서관에 소장 중인 19세기말 족보 관련 문서인 ‘성원록(姓源錄)’에 ‘대원 장씨는 인동(仁同)장씨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기록이 있음을 확인하고 오원의 본관인 대원 장씨가 인동 장씨와 동일혈족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신증 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與地勝覽)’ 등의 사료를 살펴본 결과, 황해도 안악군에 대원이란 곳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오원의 고향이 황해도 안악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씨는 또 오원이 예술적 재능은 뛰어났으나 중국 작품을 적잖이 모방했다는 평가에 대해 “오원은 중국화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중국화의 경지를 뛰어 넘은 국제적 화가”라고 말했다. 이 책엔 북한에 있는 오원의 작품 10여점도 소개돼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