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目的(목적)

  • 입력 2002년 6월 11일 17시 23분


目 的(목적)

目-눈 목 的-과녁 적 標-표할 표

鵠-과녁 곡 簒-빼앗을 찬 榜-게시판 방

물체의 모습을 보고 만든 글자를 象形文(상형문)이라고 했다. 目자도 이미 설명한 ‘牙城’의 ‘牙’자와 마찬가지로 눈과 눈동자의 모습을 그린 다음 세워서 만든 글자다. 따라서 目자로 이루어진 글자는 모두 눈과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눈(目)이 없는(亡) 것이 盲(장님 맹), 햇빛을 가리기 위해 손(手)을 눈(目) 위에 대고 보는 것이 看(볼 간)이다.

한편 的은 白과 勺(작)의 합성자다. 勺은 우리말로 ‘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옛날 술을 따를 때에 사용했던 되의 하나였다. 그런 만큼 勺은 눈금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했다. 희게(白) 만들어서 분명하게(勺)드러나게 했던 것이 的으로서 ‘과녁’이 되겠다.

따라서 目的이라면 ‘눈의 과녁’인 셈이다. 여기에서 的中(적중)이니 標的(표적)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참고로 과녁의 가장 한 가운데가 鵠(곡)이다. ‘正鵠(정곡)을 찌른다’는 말이 있다.

唐太宗(당태종)의 생모 竇(두)씨는 옛날 北周(북주)의 고관을 지냈던 竇毅(두의)의 딸이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대장부의 기질을 보였다. 581년 隋(수)나라 楊堅(양견)이 北周를 簒奪(찬탈)하자 北周의 靜帝(정제)는 떠돌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녀는 너무도 슬픈 나머지 울면서 말했다.

“내가 남자였다면 그분의 한을 풀어 드렸을 텐데…”

뜻하지 않은 말에 竇毅는 급히 딸의 입을 막았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딸의 대담함에 놀랐다. 이 때부터 그는 몰래 딸의 배필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사나이 대장부를 사위로 맞고 싶었다. 그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위를 고르기로 했다. 자기 집 담에다 孔雀(공작) 한 마리를 그려 놓고는 다음과 같은 榜(방)을 내 걸었다.

“내 딸에게 구혼을 하려거든 먼저 이 孔雀을 맞힐 일이다. 만약 孔雀의 눈을 맞히는 자에게는 내 딸을 주겠다.”

이 말이 城中에 퍼지자 다들 야단이었다. 귀족의 자제들이 다투어 몰려와 활을 쏘았지만 눈을 맞추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 소식은 마침내 李淵(이연·후에 당나라를 건국하고 高祖가 됨)의 귀에까지 들렸다. 호기심과 자신감이 발동한 그는 즉시 활을 준비해 가지고 竇毅의 집으로 향했다. 정확히 조준해 두 발을 쏘았는데 놀랍게도 각기 두 눈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아닌가? 竇毅는 그 자리에서 딸을 주었다고 한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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