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월드컵기념 스포츠갈라쇼]스포츠룩 럭셔리룩의 만남

  • 입력 2002년 5월 16일 14시 13분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 소속 디자이너들의 2002, 2003 가을 겨울컬렉션. 갈라쇼로 진행된 패션쇼 첫날 정오의 오프닝 무대는 잔디구장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카펫 위에서 펼쳐졌다. 쇼의 화두는 불과 2주 앞으로다가온 ‘월드컵’. SFAA 디자이너들은이 오프닝쇼에서 스포츠웨어와는 이질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고급 맞춤복들을 접목하는 시도를 보여줬다. 토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디자이너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셔츠 팬츠 스니커즈 등을 협찬했다.

스포츠 축제로서의 갈라쇼라는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대전시티즌 소속의 축구선수 김은중, 동양오리온즈 소속 농구선수 김승현 김병철 전희철이 초대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이날 갈라쇼에는 이번 패션쇼에 참가한 디자이너 20명이 만든 총 61벌의 의상이 선보였다.

갈라쇼에 참가한 디자이너들은 셔츠 팬츠 스니커즈 가운데 마음에 드는 제품을 직접 고른 뒤 자신이 다음 시즌을 겨냥해 제작한 의상과 함께 코디네이션 했다. 스포츠웨어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코디네이션 하기도 하고 찢거나 오리거나 장식물을 붙여 디자인을 변형하기도 했다. 앞선 유행감각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제시한 스타일에서 스포츠룩을 일상복과 결합하는 코디네이션법을 배워 보자. 조금만 응용하면 스포티룩 특유의 활동성을 살리면서도 로맨티시즘과 복고라는 최신 유행을 소화하는 데 손색이 없는 옷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 패션칼럼니스트 김유리씨가 각 디자이너의 스타일링 컨셉트를 바탕으로 활용법을 조언해 주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 슬리브리스 셔츠+벨 보텀즈+와이즈 벨트

디자이너 박윤수씨는 선보인 의상은 할리 데이비슨을 타는 모터사이클족을 컨셉트로 삼은 것. 오렌지색 슬리브리스 탱크톱에 받쳐입고 양가죽으로 만든 흰색 하프 코트, 무릎에서부터 점점 넓어져 전체적으로 종 모양을 이루는 벨 보텀스 팬츠를 곁들였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활동감 넘치는 남성적인 느낌을 주지만 양가죽에 일일이 손으로 놓은 봉황 모양 십자수 때문인지 민속적이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80년대에 큰 인기를 모았던 아이템인 굵은 벨트로 포인트를 주었다.스포츠 웨어의 장점은 생동감 넘치는 색상과 광택이 화려한 느낌을 준다는 것. 스포티한 원색 계열의 슬리브리스 셔츠를 코트 안에 받쳐 입고 흰색 회색 검은색 등 무채색 벨보텀스 팬츠를 코디네이션 해도 좋다. 청바지도 좋다. 벨트는 넓이가 8㎝ 이상 되는 와이드형을 선택하는 것이 세계적인 복고바람을 따라잡는 방법이다.

◆ 체크무늬바지+매끈한 운동 셔츠

디자이너 장광효씨는 다소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스포츠 웨어의 약점을 체크무늬 바지로 보완했다. 고전적인 멋을 주는 체크무늬가 무게중심 역할을 하는 셈. 축구선수용 유니폼 등 매끈하고 광택이 나는 소재의 운동복 상의 아래 같은 색상의 체크무늬 바지를 곁들이면 외출복으로 손색이 없다.

◆ 꽃무늬+배꼽길이 셔츠

디자이너 손정완씨는 금속 또는 합성수지로 만든 장식용 조각 ‘스팽글’을 구김을 준 운동복에 꽃잎처럼 배열해 여러 개 박았다. 스팽글을 달지 않는다면 밑단에 꽃무늬가 새겨진 팬츠를 셔츠와 함께 입는다. 셔츠는 바지에 넣어 입어야 할 정도로 긴 것보다 배꼽 길이에 맞춘 짧은 것이 좋고 바지길이도 밑단이 복숭아뼈보다 약간 위쯤 닿는 것이 가장 깔끔해 보인다.

◆ 블랙 가죽 코트+노란색 셔츠

가죽과 운동용 셔츠는 모두 광택이 있어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박스형의 롱코트는 무난하지만 가죽 대신 회색이나 커피색 모직 바지를 입어도 좋다. 코트보다 짧거나 같은 길이의 랩스커트를 입으면 여성적인 매력을 풍길 수 있다. 스커트는 빨강 등 강렬한 색이 더 멋스러울 듯. 디자이너 루비나씨 작품.

◆ 청보라색 트레이닝복+로맨틱한 셔츠

‘추리닝’이라고 얕봤던 트레이닝복이 업그레이드됐다. 디자이너 이규례씨는 흔히 볼 수 있는 청보라색 트레이닝복 하의에 같은 색상의 스니커즈, 로맨틱한 프릴이 달린 하얀색 슬리브리스 톱을 연출해 ‘로맨틱 스포티시즘’을 만들어냈다. 짚 등 천연소재나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곁들여 똑같이 따라입어도 좋을 듯.

◆ 풍성한 블랙 스커트 +원색 셔츠

디자이너 진태옥씨는 의도적으로 느낌이 판이한 두 가지 아이템을 함께 입는 ‘미스 매치’법을 활용했다. 밑단에 볼륨이 풍성한 일명 ‘발레리나 스커트’와 축구 골키퍼의 유니폼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스커트는 검은색이 가장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상의는 선명한 오렌지, 파란색으로 바꿔 입어도 발랄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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