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파리가을축제 예술감독 마르코비츠, ˝하회탈놀이…˝

  • 입력 2002년 4월 8일 18시 16분


“전통문화를 잘 계승하는 한국이 존경스럽습니다. 이런 놀이를 800년 넘도록 이어가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어요.”

7일 경북 안동을 찾아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를 관람한 프랑스 파리가을축제위원회 조세핀 마르코비츠 예술감독(55)은 “세계의 어떤 공연보다도 재미있고 탁월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유럽의 대표적 축제 가운데 하나인 파리가을축제는 9월부터 열리는 올해의 축제에 월드컵 개최국인 한국의 문화를 집중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승무, 판소리, 굿공연 등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로 소개되는 하회탈놀이는 11월13일부터 22일까지 파리와 보르도 등 프랑스의 주요 지역에서 8회가량 공연될 예정.

마르코비츠 감독은 하회탈놀이를 초청하기에 앞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르몽드, 르 피가로 등 프랑스의 주요 언론사 기자 8명과 함께 안동에 왔다.

“1월에도 하회탈놀이를 관람했는데 추위를 잊을 정도로 흠뻑 빠졌어요. 예술성 높고 재미를 줄 수 있는 공연이 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아요. 지배층(양반)을 피지배층이 재미있게 공격하는 내용은 서양의 연극에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연극과 무용이 한데 어우러지는 하회탈놀이의 예술성이 서양보다 우수한 것 같아요.”

오래 전부터 하회마을과 하회탈놀이에 대해 얘기를 듣고 공부했다는 그는 하회마을의 한옥을 보고 “정교하고 세련된 균형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한국이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노력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압니다.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전통문화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관람 중 출연진과 한데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던 르몽드지의 마리오더 후 기자(36·여)는 “유럽에서는 구경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내용”이라며 “놀이 속에 사회 상황을 역동적으로 담아내는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안동〓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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