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각계 6人이 권하는 설 연휴 읽을 만한 책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54분


《이틀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 모처럼 자기만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긴 여유의 시간이다. 분주하게 달려오던 발길을 멈춘 김에, 책 속에서 오늘의 좌표를 찾고 마음의 각오를 다시 다져보면 어떨까. 학자 출판인 방송인 등 문화예술계 인사 여섯 명이 설 연휴에 읽을 만한 책을 추천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송병락 교수가 추천하는 책은 잭 웰치의 ‘끝없는 도전과 용기’(청람출판). 리노베이션의 철학을 담은 책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의미있는 상념도 전해준다. “웰치의 부모는 초등학교 밖에 다니지 못했지만 몸집이 왜소한 아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었습니다. 부모의 자애로움이야 말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을 만들어낸 자산이었죠.”

출판인 정은숙씨(마음산책 대표)는 ‘고독의 발명’(열린책들)과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현대문학)을 꺼내들었다.

“폴 오스터의 ‘고독의 발명’은 갑작스런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듣고 작가가 옛 집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기억에 빠져드는 내용을 담고 있죠. 알랭 레몽의 ‘하루하루…’는 부모님과 10남매가 복닥복닥 살던 추억을 정리한 책입니다. 가족의 의미가 해체되고 변화되는 시기에 외국의 작가들의 남다른 가족이야기를 접해보는 것도 의미가 클 거예요.”

무용인 문훈숙씨(유니버설발레단 단장) 역시 가족을 위한 책을 골랐다. 제목은 ‘에니어그램으로 보는 우리 아이 속마음’(연경미디어). “완벽주의자, 평화주의자, 성취욕이 강한 아이 등 다양한 성격의 자녀들을 성공적으로 키우는 방법을 그림과 함께 소개한 책이죠. 아이가 완벽하기를 바라기보다 자유롭게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습니다.”

개그맨 남희석씨는 정호승 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 ‘항아리’(열림원)를 추천했다. 16편의 짧은 동화를 모은 이 책에는 항아리, 밀물과 썰물, 선인장, 손거울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나는 누구인지,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억지 웃음’보다 ‘건강한 즐거움’을 주는 개그맨이 되자는 생각을 갖게 됐지요.”

영화배우 겸 감독 이경영씨는 요즘 김훈의 장편소설 ‘칼의 노래’(생각의 나무)에 빠져있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의 시점에서 전투 준비와 급박한 전쟁의 상황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생사를 책임진 무장으로서의 인간적인 고뇌, 죽음에 대한 사유 등이 직접 체험하는 듯이 느껴집니다.”

CF 및 뮤직비디오 감독인 박명천씨가 추천하는 책은 CF 관계자 답게 마케팅 관련서인 ‘80대20의 법칙’(20세기북스). “CF를 제작하다 보니 과연 누구를 타깃으로 해야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광고보다 뚜렷한 수요층을 고려한 작품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이 책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는 ‘초과업무를 하는 성실성보다 핵심적인 소수를 발굴하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저자 리처드 코지의 얘기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