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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7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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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시봉이야기
치열한 수행과 단박의 깨우침을 통해 무수한 일화를 만들어 낸 ‘가야산 호랑이’ 성철(性徹·1911∼1993) 스님의 일대기. 불교계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효상좌(孝上佐)인 원택스님이 구수한 입담으로 엮어냈다.
발매 2주일만에 8만부가량이 나갔고 시중 서점 못지않게 절에서 단체주문을 많이 해가는 것이 특징.
암자에 철망을 두르고 10년동안이나 산문(山門)을 벗어나지 않았고 자신을 친견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처님께 3000배를 하라고 요구했던 스님의 출가 구도 깨달음과 가르침, 인간적 면모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간 지나치게 과장되게 전해진 스님의 면모가 새롭게 드러난다. 잊을만 하면 되풀이 되는 종권 싸움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한국불교가 성철 스님과 같은 선승들의 치열한 수련과 가르침 속에 이어져 왔다는 것도 알게된다.
상좌 원택스님은 6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엘리트 승려로 72년 성철스님 문하로 출가 20여년간 성철 스님을 시봉했다. “우리 스님이 ‘크’하시면 저는 ‘카’ 합니데이”라고 말할 정도로 성철스님의 사랑과 질책을 한 몸에 받았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불교 관련 서적이 이렇게 잘 나가는 것은 처음이며 독자의 대부분이 40, 50대층”이라고 말했다.
김영사간. 1, 2권, 각권 8500원.

▼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
‘빈자(貧者)의 어머니’ 데레사 수녀가 별세하던 해인 77년 나온 번역본을 생전에 그를 만나 짧지 않은 대화를 나눴던 이해인수녀가 새롭게 펴냈다. 데레사 수녀의 생각 이야기 기도를 묶은 책.
취한 채 길거리에 쓰러져 있던 부자를 데려와 하룻밤을 돌봐주었더니 그가 “수녀님들을 통해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신 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하며 완전히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 재정지원을 자청한 ‘하룻밤의 기적’.
대학을 갓 졸업하고 수녀원에 들어온 한 청원자가 입회 다음날 캘커타에 있는 ‘극빈자를 위한 임종의 집’을 방문해 구더기와 오물로 상처로 가득했던 한 사람을 닦아준 뒤 “세 시간 동안 저는 그리스도의 몸을 만졌어요”라고 했던 ‘감동의 신앙고백’. “가난한 이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차디찬 동전이 아니라 인간의 따뜻한 손길” “가난한 사람은 어디에든 있지만 가장 가난한 사람은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라는 ‘짧지만 소중한’ 깨우침의 일화와 말씀이 담겨있다.
데레사수녀의 사후 하버드 의대에서는 ‘봉사와 선한 일을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착해지고, 우리 몸도 영향을 받아 신체 내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 IgA가 생긴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샘터사간. 7000원.
<오명철기자>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