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임용 전직간부 남승희교수 쓴소리

  • 입력 2001년 12월 16일 18시 41분


전직 교육인적자원부 간부가 교육부의 관료주의와 일관성 없는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주간지에 기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부 여성교육정책담당관을 지낸 남승희(南承希·48) 명지전문대 교수는 주간지 ‘솔’ 17일자에 기고한 ‘한완상 부총리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라는 글을 통해 “교육부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며 교육부의 대대적인 쇄신을 요구했다.

남 교수는 1998년 정부 부처에서 처음 실시한 개방형 임용직 특별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돼 초대 여성교육정책담당관으로 3년 동안 일한 뒤 6월 퇴임했다.

남 교수는 자신의 글에서 “교육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지탄이 상상 이상”이라며 “제정된 법의 집행에 관료적 논리가 지나치게 반영됐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에 따라 대학과 전공이 결정되는 현실은 인적자원 개발이라는 구호와 동떨어진 현상”이라며 “초중등 대학 교육의 연계성 확보를 위해 각 교육 주체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또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설치된 교육부의 수많은 자문기구가 형식적이고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장관이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육부 스스로 신체검사를 받는 자세로 어디가 잘못됐는지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간 전문가로 ‘쇄신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글을 쓰게 된 경위에 대해 “학교로 돌아와 보니 교육부가 지나치게 행정 위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안타까운 심정에 교육부에 대한 애정을 갖고 쓴 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의 한 고위 공무원은 “30년 이상을 교육부에서 근무했지만 아직 교육부 업무를 다 안다고 말하기에 자신이 없다”며 “3년 정도 일하고 교육부 업무 전반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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