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삼청각 공연장 탈바꿈…내달 정식개관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9시 00분


요정에서 전통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삼청각이 부대시설로 객관(客館·일종의 호텔)을 개설하고 다음달 문을 연다. 삼청각은 객관의 첫 손님으로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극작가 차범석(78·예술원회장)씨를 모셨다.

차 회장은 16일 이곳에서 문화계 인사들이 마련한 희수(喜壽·77세) 축하 잔치가 끝난 뒤 ‘시숙(試宿)’형태로 부인 박옥순씨와 하룻밤을 묵었다.

배우 윤석화 송승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무용가 이매방 조흥동 육완순, 명창 안숙선 박윤초, 영화감독 김수용, 소리꾼 장사익 등 문화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차 회장은 지난해 희수를 맞았으나 문화계 인사들이 최근 뜻을 모아 뒤늦게 행사를 마련한 것.

차 회장의 이날 숙박은 호텔업계 용어로는 ‘시숙’으로 숙박 시설에 대한 점검과 홍보를 위한 것이다.

김승업 삼청각 운영부장은 “첫 시숙 후보로 각계 인사들을 명단에 올려놓고 고심했지만 삼청각이 공연장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를 고려해 문화계 인사인 차 회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차 회장이 묵은 곳은 삼청각의 ‘동백헌(東白軒)’. 이곳은 거실이 딸린 9평짜리와 13평짜리 방이 있는데 차 회장이 묵은 곳은 9평 짜리. 하루 숙박료는 23만원이다. 삼청각 객관에는 동백헌외에도 60평 크기의 ‘취한당(翠寒堂)’이 있다.

이 숙소는 삼청각에서 열리는 전통 공연을 즐긴 뒤 호젓한 분위기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숙박을 원하는 이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이 신혼 초야(初夜)를 보낼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다.

콜린 헤슬타인 주한 호주대사 부부는 12월 결혼하는 딸이 신혼여행을 삼청각에서 보냈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해 왔고 일본항공여행사(JALPAK) 한국지사도 지난달 말 일본신문기자단과 함께 삼청각을 둘러본 뒤 동백헌을 3개월간 장기 계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삼청각측은 “전통 문화공연장인 삼청각의 이미지를 고려해 당분간 문화계 인사와 외국 손님에게 투숙의 우선권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청각 객관은 차회장에 이어 위탁 관리업체인 플라자 호텔 관계자들이 시숙을 한 뒤 12월 정식 개관한다. 02-3676-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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