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데 속옷은 입고 다니느냐’ ‘한여름에 부부생활은 어떻게 하느냐’는 등 질문을 50여명 수강생 중 일부 여성들에게 물었다. A씨는 몇몇 수강생을 가리키면서 ‘왜 그렇게 생겼느냐’며 우스갯소리도 했다.
그러나 수강생 중 남녀사원 20여명은 A씨의 말을 단순한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성희롱을 당했다”며 여성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는 당사자들을 조사한 뒤 19일 제6차 전원회의를 열어 A씨의 말을 ‘성희롱’으로 인정했다.
위원회는 “A씨의 말이 수강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켰고 특히 A씨로부터 지목을 받은 수강생은 남보다 더 큰 모욕감을 느낀 사실이 인정된다”며 “A씨가 비록 강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도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여성부는 해당 기업 또는 A씨가 속한 기관에 대해 당시 A씨로부터 지목받은 수강생에게 배상하도록 했다. 여성부는 그러나 배상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또 해당 기업에 대해 직원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요청했다.
여성부는 “성희롱에 대한 판단기준은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가의 여부다”며“앞으로 각 기업이나 기관은 자체 교육이든 외부기관에 교육을 맡긴 경우든 미리 강사에게 관련 사항을 주지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희롱 신고처: 여성부 인터넷 홈페이지(www.moge.go.kr) 또는 여성부 남녀차별개선국(02-2106-5232).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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