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학자 명강의 온라인서 보세요"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28분


학술서적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아카넷의 제휴사 ㈜아카넷TV가 지난 1일부터 국내 유명 교수들의 명강의를 온라인(www.acanetv.com)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인문학, 자연과학 등 교양과목 위주로 마련된 이번 강좌는 1강좌당 90분짜리 강의 10개로 이뤄져 있다. ‘역사와 사상’ ‘사회와 이념’ ‘과학과 기술’ ‘예술과 문화’ ‘생활과 교육’ ‘지역과 세계문화’ ‘현대 학문의 이해’ 등 7개의 강좌가 개설되어 있으며 연말까지 30개의 강좌로 확대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강좌 시청료는 1강좌당 7만원이며 20만원을 내고 연회원에 가입하면 모든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이 강좌가 눈길을 끄는 것은 중진급 학자들이 대거 강사진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 정진홍(서울대 종교학과), 정옥자(서울대 국사학과), 이기상(한국외국어대 철학과), 이진우(계명대 철학과), 임지현(한양대 사학과), 최갑수(서울대 서양사학과), 최재천 교수(서울대 생물학과) 등 300여명의 ‘정예’ 교수들이 이번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강좌는 7개이지만 한 강좌에 여러 명의 교수들이 강의에 나서고 있다.

이번 강의는 오프라인에서 축적한 사업기반을 온라인에 접목시키려는 김정호 사장의 사업수완에 의해 가능했다는 것이 학계의 평가.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아카넷을, 2개월 뒤인 4월에 아카넷TV를 창립했으며 회사 설립이후 지금까지 대우학술총서를 50권 이상 출간했다. 이에 따라 아카넷은 학계에서 학술서적 전문 출판사로 인정받고 있다. 아카넷은 이를 기반으로 저명 강사들의 출연을 섭외할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국내에서 학술서적은 1000부 이상 판매하기가 힘들 정도로 채산이 맞지 않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출판사업은 적자가 나더라도 온라인 사업을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진과 강좌 구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를 전달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아카넷TV는 이같은 ‘솔루션’ 개발 부문을 독자적인 사업영역으로 추진할만큼 기술 개발 측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밖에 아카넷TV는 호서대와 계약을 맺고 이번 학기부터 대학강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여러 대학들과 협상 중이다. 또 2002년 디지털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이를 통한 강의 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급 지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컨텐츠 제공업체들은 적절한 수익모델이 없어 고심중이다. 이들 업체들은 학술 관련 사업만으로 승부수를 던진 아카넷TV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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