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콜레라 확산비상…경북 20명 증세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28분


경북 영천에서만 콜레라 환자 7명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20명이 전형적콜레라증세를보이고 있어 환자 수가크게늘것으로보인다.

지난달 30일 울산 울주군에서 2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적조현상이 계속되면서 콜레라균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형성돼 다른 지역으로 콜레라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국립보건원은 3일 “영천시 고경면 국도변 뷔페식당 ‘25시 만남의 광장’에서 식사한 뒤 설사와 구토 증세를 호소한 정모씨(69·여)와 구모씨(32·남) 등 4명이 콜레라 환자로 확인돼 환자가 모두 8명으로 늘었다”면서 “같은 증세로 역학조사 중인 100여명 가운데 20명이 콜레라 환자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영천 지역 최초 감염자는 이 식당 종업원 A씨(25)인 것으로 보건원은 추정하고 있다. 식당 동료와 친구 등 17명과 함께 지난달 14일 포항에서 해산물을 사다 회식한 뒤 10여명이 설사 증세를 보였고 이 가운데 A씨가 환자로 확인됐다. 보건원은 같이 회식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역학 조사중이다.

한편 보건 당국과 일선 병원의 콜레라 방역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콜레라 환자로 판명된 트럭운전사 이모씨(35)가 설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달 24일 밤으로 한 병원에서 수액주사까지 맞았지만 다음날에도 호전되지 않아 영덕 J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았으나 영덕보건소에 보고된 것은 지난달 29일이었다.

보건원이 지난달 28일 “올해가 콜레라 유행 10년 대주기에 해당된다”면서 설사 환자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뒤에야 의료기간이 보건소에 통보한 것이다.

콜레라 환자가 예년에 8월 초중순에도 발생했던 점에 비춰 모니터링을 강화한 시점도 늦었고 병원이 며칠째 이씨를 단순한 설사 환자로 취급한 것도 문제였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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