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 인공복원 나선다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6분


‘멸종 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을 되살리자.’

지리산국립공원 내 전남 구례군 토지면 문수리 일대 1500㎡ 넓이의 .야생적응훈련장. 반달가슴곰 새끼 4마리가 20m 높이의 나무를 오르거나 저희끼리 뒹굴면서 서서히 자연에 적응해가고 있다.

올해 초 일반 사육농가에서 태어난 이들 새끼곰은 야생 반달가슴곰 ‘인공 복원’을 위해 다음달 말경 지리산에 방사될 예정. 야생적응훈련장 안에는 보호해 줄 어미도 없다. 외부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한 채 스스로 먹고 자고 놀도록 돼 있다.

반달가슴곰은 82년 천연기념물 329호로 지정됐으나 쓸개를 노린 사람들에 의해 포획돼 현재 지리산에는 5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은 “이처럼 적은 개체수로는 ‘근친 교배’로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져 10년 안에 반달가슴곰이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복원작전’에 나서기 전에 지난해 국내 곰 사육농가에서 기르고 있는 반달가슴곰 중 외관상 형질이 우수한 곰을 뽑아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6마리가 국내 야생 반달가슴곰과 같은 ‘아종(亞種)’으로 나타나 올 초 새끼 4마리가 선정됐으며 4월 말경 어미곰으로부터 떨어져 현재까지 자연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연구원은 8월 하순까지 ‘자연적응 훈련’을 끝낸 뒤 전파발신기를 부착해 지리산에 풀어 놓을 예정이다. 이어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생태보존회 주민 등과 함께 반달가슴곰의 생존 여부와 행동 습성, 먹이, 서식지 등을 추적 조사할 계획이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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