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 특집]기능성 발효유 "헬리코박터 사냥"

  • 입력 2001년 5월 23일 20시 32분


《‘헬리코박터를 잡아라.’

유산균 발효유 업계에 위장질환유발균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에 대한 수배령이 내려졌다.

지난해 판매가 시작된 한국야쿠르트의 ‘윌’이 침체됐던 유산균 발효유 시장에 연간 2000억원대의 ‘신대륙’을 개척하자 매일 남양 등 발효유업체들이 뒤질세라 장(臟)에서 위(胃)로 전선을 옮기고 있다.

난황액 차조기추출물 녹차추출액 인삼 인진쑥추출물 등 생약재에서 찾아낸 ‘위에 좋은 소재’들로 유산균발효유의 ‘세대교체’를 선도하고 있는 복합기능 발효유들.

마시는 요구르트로는 만만찮은 ‘1000원’이라는 높은 가격, 개성있는 맛과 소재를 내세우고 있는 3개 업체의 발효유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매일유업이 내놓은 신제품 ‘구트’는 복합기능 발효유. 헬리코박터파일로리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높은 유산균 및 ‘난황액 IgY’, 녹차추출물인 카테킨 등 위에 좋다는 원료를 투입한 제품이다.

또 대장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유해세균을 억제하고 유익한 비피더스균을 증식시키는 ‘GMP’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장의 환경을 개선해 주는 천연 식이섬유 등이 들어있는 제품이다. 조속한 시일내에 하루 20만개 판매를 목표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한림대 부설 성심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임상실험을 해본 결과 28일간 구트를 마신 성인남녀 대부분이 헬리코박터균의 존재 및 밀도를 보여주는 ‘요소호기검사(UBT) 수치’가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

3월 선보인 ‘위력’(胃力)은 고급발효유 ‘불가리스’를 하루 45만개씩 판매해 고급발효유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남양유업이 내놓은 제품. 위력은 헬리코박터파일로리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L-파라카제이균 마시틱검 마누카굴 인삼 인진쑥추출물 포도씨추출폴리페놀 L-글루타민 등 소재를 넣은 ‘진화된 발효유’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역시 하루 20만개 판매가 목표.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유통매장 판촉에 집중하는 반면 경쟁업체인 한국야쿠르트는 방문판매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복합기능 발효유시장에서 시너지효과를 내며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

위에 좋은 발효유의 원조격인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9월 ‘윌’을 처음 내놓자마자 하루 30만개, 이제는 하루 60만개씩 판매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한국 성인의 75% 정도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으며 위암이 단일질환으로 최고의 사망률을 나타내는 ‘현실’을 정확히 포착한 제품을 적시에 내놓음으로써 시장을 현재 크기까지 키울 수 있었다”고 설명.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두가지 유산균을 야쿠르트중앙연구소에서 자체개발해 종균으로 사용했다. 또 헬리코박터균의 항체를 지닌 면역난황과 활성을 억제하는 차조기추출물이 들어있다. 야쿠르트측은 윌이 임상실험 등을 거쳐 확실한 ‘효능’이 입증된 제품임을 강조하며 후발업체와의 경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발효유 업계 관계자는 “발효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건강 기대심리’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데다 현재 서울우유는 관련 제품을 완료했고 빙그레도 위에 좋은 발효유시장을 주목하고 있어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