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국립대 전임교원 2000명 증원

  • 입력 2001년 4월 24일 19시 47분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부터 3년간 국립대 전임 교원이 2000명 증원되고 강사료가 현실화된다.

또 시간강사도 퇴직금 연금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받고 1년 단위로 채용되며 방학중에도 급여를 받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완상(韓完相)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24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이 같은 시간강사 대책을 보고했다.

▽처우개선책〓교육부는 2004년까지 국립대 전임교원을 매년 600∼700명씩 모두 2000명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65%에 불과한 국립대 교수 확보율을 2004년까지 75%로 끌어올려 시간강사가 교수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로 했다.

교육부는 사립대도 시간강사를 전임 교원으로 신규 채용하도록 권고하고 채용 실적을 대학평가에 반영해 예산지원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르면 2학기부터 국립대 시간강사 강사료를 현행 시간당 2만7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25.9% 인상키로 했다.

교육부는 연간 연구비를 최고 3000만원까지 지원하는 ‘학술연구교수’ 50명 △두뇌한국(BK)21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신진 계약교수 1100명(연간 1500만원씩 5년간 990억원 지원) △박사 후 연구과정(포스트 닥터) 200명(연간 1600만∼2400만원 지원)을 선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박사인력의 수급 조절을 위해 ‘대학원 총괄 정원제’를 도입, 인력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 사업을 위해 △강사료 증액분 150억원 △전임교원 확보 600억원 등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기획예산처 등과 협의하기로 했다.

▽시간강사 실태〓4년제 대학 시간강사는 4만4646명으로 전체 강의의 38.4%를 담당한다. 이중 ‘전업 시간강사’는 9197명으로 20.6%이고 30대 이상 전업강사는 7496명이다. 이들은 가족을 부양하기는커녕 자신의 생활비와 활동비도 벌기 힘든 현실이다.

시간강사 K씨는 “1주일에 9시간 가르치고 월 80만원을 받지만 교통비를 빼면 남는 게 없어 ‘왜 공부를 했나’하는 자괴감이 든다”면서 “시간강사는 ‘일용 잡급직’이어서 대학 도서관에서 책도 빌릴 자격도 없다”고 말했다.

강사료는 국립대가 2만800원으로 높은 편이다. 사립대는 평균 2만원선이고 1만3000원을 주는 대학도 수두룩하다.

H씨는 “중간고사 기간이나 방학에는 수입이 전혀 없다”면서 “이를 불평하면 다음 학기에 강의를 맡기 힘들어 아무 말도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시간강사 문제 왜 생기나〓고급 인력들이 진로를 꼼꼼하게 ‘계산’하지 않고 학업을 한 책임도 크지만 대학들의 무관심이 주 요인이다. 주요 대학은 해마다 수백억∼수천억원의 이월금을 남기면서 시간강사 처우개선과 교수 채용에는 인색하다.

전체 대학의 교수 확보율은 평균 58.7%이며 국립대는 65.5%, 사립대는 57.8%다. 대학들은 돈을 적게 드는 시간강사를 쓰거나 강좌당 학생수를 늘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서울대 95.2%, 연세대 80.2%, 고려대 62.6%에 달할 정도로 본교 출신자를 우대하는 교수채용 관행도 시간강사의 신규 채용 기회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박사실업 2006년까지 2만6521명에 달할 것"▼

한나라당 황우여(黃祐呂)의원은 24일 “2006년에는 박사 학위 소지자가 4만499명이고 이중 정규 직업을 갖지 못한 실업자가 2만6521명(65.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에서 교육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의뢰, 작성한 ‘사회 수요와 연계한 학문 분야별 고급 인력 수급 전망에 관한 연구’를 근거로 이렇게 주장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06년 박사 실업자는 공학계열이 1만317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인문계열(5817명) 사회계열(5411명) 이학계열(4976명) 순이었다. 그러나 계열별 박사 실업률은 인문계열(62.2%) 이학계열(56.0%) 사회계열(45.3%) 공학계열 (44.1%) 순으로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말 현재 박사 실업자는 인문계열 4638명, 사회계열 2798명, 이학계열 3149명, 공학계열 2869명 등 모두 1만3456명이었다.

황의원은 “연간 7000명 안팎의 박사가 쏟아져 나오지만 이중 학교나 연구소 등에 제대로 취업하는 사람은 65%에 불과해 박사 실업자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대학 교원의 확충과 산업인력으로의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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