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원색의 지문…회화적 느낌 강조"

  • 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53분


광주(光州)를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판화가 오이량(39)이 2년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지면서 변화된 작품세계를 보여주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존재·진동’에서 오이량은 평면 작품 40여점과 비디오 설치작업 3점 등을 통해 종래 검정색 단색조의 세계에서 벗어나 화려한 색조의 입체적 형상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 스스로도 “기존의 작품들이 인쇄적인 맛이 강했다면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회화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면서 “판화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 이같은 작업을 새로 시도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존재의 울림을 형상화한 사람 지문(指紋) 모양의 타원형 동심원들은 해체되고 분산돼 변화무쌍한 존재의 또다른 모습들을 보여준다. 지문 모양의 타원형들이 하나씩 따로 떨어져 나와 화면을 분할 구성하고 있다. 지문 모양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화면 재질은 종이에서 얇은 은색 알루미늄판으로 바뀌었고, 색상도 검정에서 파랑 빨강 노랑 등 화려한 원색으로 변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알루미늄 판 위에 금속 막대를 용접해 붙인 입체적인 작품, 종이 위에 점성 강한 잉크를 바른 회화적인 작품도 볼 수 있다.

전시장 한 코너에 설치된 비디오 모니터들은 타원이 점점 커졌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이는 생명의 탄생과 환원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작품의 색과 형태가 표현방식이 달라졌어도 일관된 주제가 흐르고 있는 셈이다.

오씨는 국제 규모의 판화공모전에서 잇따라 입상하면서 주목받는 판화작가로 떠오르고 있다. 02―3457―1665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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