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구기동 서울미술관 개관 20년만에 문닫아

  • 입력 2001년 2월 15일 18시 55분


1980년대 초부터 프랑스의 초현실주의와 신구상미술을 도입하는 등 파리―서울 미술계의 가교역할을 해왔던 서울 구기동 서울미술관(사진)이 개관 20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서울미술관은 14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30억원에 낙찰돼 800평의 대지와 연건평 200평의 건물이 한 중소기업인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 온 서울미술관은 프랑스 정부가 인수할 뜻을 보이면서 활로를 찾는 듯 했으나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14차례에 걸친 경매연기와 유찰 등의 우여곡절 끝에 이번에 낙찰에 이르게 된것. 98년 공시지가가 65억원. 현재의 일반시가와 비교할 경우 낙찰가는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미술관 살리기 대책위원회’의 김윤수 공동대표(영남대 교수)는 “서울미술관 살리기 운동을 펴왔지만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낙찰자가 미술관을 계속 운영하도록 권고하는 등 미술관살리기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풍으로 지어진 서울미술관은 개관 이래 마르셀 뒤샹, 만 레이 등 유럽 아방가르드 미술을 도입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민중미술이 활기를 띤 80년대에는 민중미술 화가들의 후원자를 자임해 신학철, 임옥상, 민정기, 권순철씨 등을 발탁해 조명하기도 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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