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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6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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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극장을 찾은 1400여명의 이탈리아인 초청 관객들은 장면이 바뀔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바리톤 가수이자 음악평론가인 주세페 타데이는 관람 직후 “일본을 배경으로 한 ‘나비부인’, 중국을 배경으로 한 ‘투란도트’처럼 한국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창작 오페라의 가능성을 보여준 흥미로운 공연”이라고 평가했다.
성곡오페라단(단장 백기현 공주대 교수)에 의해 이탈리아어로 무대에 올려진 이 작품은 기존의 오페라 ‘이순신’을 곡 자체를 새로 쓰는 등 재창작에 가까울 정도로 뜯어고친 것이다.
작곡은 브루크너의 유족들로부터 위촉받아 그의 교향곡 제9번 피날레부분을 공동으로 재작곡한 바 있는 이탈리아인 작곡가 주세페 마주카와 니콜라 사말레 등 2명이 맡았다.
이날 무대에서 주역은 한국인과 이탈리아인이 고루 맡았다. 첫날 공연에서 이순신역은 클라우디오 디 세니, 부인역은 토리 롬바르도지 클라우디오, 기생 초월역은 카티아 마르티나, 선조역은 류현승, 원균역은 김승철 등이 맡아 호연했다.
공연에 앞서 이탈리아 최대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라 레부브리카’는 ‘영웅 이순신’의 공연에 큰 관심을 나타내며 “이탈리아와 한국의 합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오페라가 탄생한 것은 1948년 ‘라 트라비아타’라는 베르디의 음악을 들은 저 먼 땅 사람들의 열광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오페라 ‘이순신’은 98년 이순신 장군 순국 400주년을 기념해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서 초연된 이후 지난해 서울 국립극장 등 전국 각지에서 순회 공연됐다. 로마 공연은 3월 김대중 대통령의 이탈리아 순방 중 참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공연지원을 당부해 성사된 것. 이번 공연은 7일까지 세 차례 계속된다.
<로마〓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