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천재화가 이인성 떠난지 어느덧 50년…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38분


늦가을 한 사람의 요절 천재화가를 공들여 기리는 대형 전시회가 마련돼 화단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재적인 감각과 탁월한 기량으로 불꽃 같은 삶을 살다 38세에 세상을 떠난 근대 한국 화단의 귀재(鬼才) 이인성(1912∼1950)의 작고 50주기를 맞아 그의 사후 최대 규모 회고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17일부터 2001년 1월 25일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 02―771―2381, 2

이인성은 동시대 작가군인 고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가 50∼60년대 독자적인 스타일을 확립하기 시작해 70∼80년대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과 달리, 17세 때인 1929년 제8회 조선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첫 입선한 이래 6회 연거푸 특선과 최고상수상 등 일찌감치 재능을 떨친 ‘한국의 폴 고갱’이었다.

대구의 어느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재주를 알아본 주윗사람들의 후원으로 동경유학길에 올랐다. 조국에 돌아와서는 의사의 딸과 결혼해 왕성한 작품활동을 통해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으나 해방된 조국에서 순경과의 사소한 시비 끝에 총기오발 사고로 숨을 거둔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역정 또한 그림 못지 않은 화단의 신화다.

이번 전시회에는 최근 미술평론가들이 선정한 ‘한국근대유화 베스트 10’에 김관호의 ‘해질녘’과 함께 공동 1위로 선정된 선전 최고상 수상작 ‘경주의 산곡에서(1935)’를 비롯해 ‘가을 어느날’ ‘복숭아’ ‘해당화’등이 선보인다.

또 18세 때 그린 수채화첩과 ‘아네모네’ ‘복숭아나무’ ‘묵매’ 등 미공개 작품 및 그의 다채로운 화업을 엿볼 수 있는 유화 수채화 수묵 드로잉 등 총 95점이 유품과 함께 전시된다.

<오명철기자>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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