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료 비싼 예술의 전당, 왜 로비까지 해서 빌리나

  • 입력 2000년 10월 29일 18시 56분


예술의 전당 대관료는 얼마일까. 오페라하우스의 경우 뮤지컬과

클래식공연의 대관료는 각각 400만원과 360만원, 음악당의 콘서트홀 대관료는 438만원이다.

세종문화회관과 국립극장은 각각 357만원과 200만원이고 민간 공연장인 LG아트센터의 경우 뮤지컬 330만원, 클래식공연 190만원.

최근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예술의 전당은 재정자립도를 72%까지 끌어올렸다고 보고했다.

의원들은 “예술의 전당의 지나친 상업성이 낳은 결과로 대관료 수입이 높기 때문인 것은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했다.

99년 208억원의 수입 중 대관 등 자체 사업을 통해 149억원을 벌어들였다.이를 계기로 공연 예술계의 ‘이상한 경제학’이 새삼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유명 공연장 '이상한 경제학'◇

예술의 전당 대관료는 얼마일까. 오페라하우스의 경우 뮤지컬과 클래식공연의 대관료는 각각 400만원과 360만원, 음악당의 콘서트홀 대관료는 438만원이다. 세종문화회관과 국립극장은 각각 357만원과 200만원이고 민간 공연장인 LG아트센터의 경우 뮤지컬 330만원, 클래식공연 190만원.

최근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예술의 전당은 재정자립도를 72%까지 끌어올렸다고 보고했다. 의원들은 “예술의 전당의 지나친 상업성이 낳은 결과로 대관료 수입이 높기 때문인 것은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했다. 99년 208억원의 수입 중 대관 등 자체 사업을 통해 149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를 계기로 공연 예술계의 ‘이상한 경제학’이 새삼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의원들은 예술의 전당 대관료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지만 유명공연장을 잡기 위해서는 로비를 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대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예술의 전당 관객 수가 1998년 232만여명에서 1999년 179만명으로 대폭 줄었으나 평균 대관 경쟁률은 3대1 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9월말 마감된 2001년 하반기 대관신청에서도 대관 경쟁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 각계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결정된 대관일정 중 하나만 ‘펑크’가 나도 이 자리에 비집고 들어가기 위한 로비와 ‘물밑작전’도 치열하다. 결국 대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

가장 큰 이유는 실력없는 예술인들이 양산되면서 실적용이나 체면치레용 공연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실적용 혹은 체면치레용 공연을 갖는 예술인 대다수는 유료관객을 모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지 못한 게 현실이다. 매표수입이 거의 없는데다 대기업 협찬 등을 기대할 수도 없기 때문에 공연 참가자가 직접 나서서 주위 사람들에게 관람권을 팔거나 공연비를 스스로 부담한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연주가가 자신의 귀국을 알리거나, 대학강사로 활동중인 연주가가 전임강사 임용을 위한 실적용으로 개최하는 연주회들은 대부분 자비부담 공연에 속한다.

‘공연 보여주고 돈내는’식의 이런 ‘자선형(?) 공연’이 국내 음악 무용 공연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 통설.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의 경우 전체 개인 리사이틀 중 절반 이상이 매표 10장 이하의 ‘거저듣기형’ 공연으로 채워진다. 공연 전문가들은 실적용 ‘거저공연’이 중앙 음악계에서만 한해 평균 1000∼1200건, 무용계 경우 1000건 정도로 추산한다.

유명공연장에서 자비부담 개인 리사이틀을 가질 경우 대관료 리셉션료 행사대행료 등을 합쳐 평균 800만∼1000만원이 든다. 공연계 인사들은 ‘친지들만 불러모으는 공연 전시를 위해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300억∼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 중에는 재력있는 집안 출신이 많아 대개 대관료는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예술의 전당처럼 권위있는 공연장을 빌리기 위해 로비도 불사한다. 게다가 1994∼1995년 유학생 폭증기에 해외로 떠난 연주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개인 리사이틀 대관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 공연기획 관계자는 “공연문화에 대한 인상을 망칠 수 있는 행사에까지 엄청난 개인적 사회적 비용을 쏟아붓는 것은 낭비”라고 고백했다.

<유윤종·김갑식기자>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