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을동화>송혜교, 잇단 출연제의 '즐거운 비명'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0시 55분


"송혜교를 잡아라"

이제 스무살을 갓 넘긴 송혜교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BS 2TV 미니시리즈 <가을동화>에서 순수하고 밝은 심성으로 송승헌과 애틋한 사랑을 엮어가는 은서역을 맡으면서 주연급 스타로 방송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드라마 촬영이 막바지에 몰리면서 그녀를 잡기 위한 경쟁들이 벌써부터 치열해지고 있다. KBS는 이번 기회에 자사의 간판 연기자로 지원하겠다며 그녀를 붙잡으려고 하고, SBS는 <순풍 산부인과>의 인연을 들어 '컴백 홈'을 외치고 있다. 갑작스럽게 출연 제의가 몰리면서 요즘 그녀는 후속작으로 어떤 작품을 택해야 할지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처음 그녀가 <가을동화>에 출연할 때만 해도 이런 북새통이 벌어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굳어진 코믹한 이미지가 과연 멜로물에서 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전에 출연했던 멜로 드라마에서 시청자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과거 전력'도 큰 영향을 주었다.

예쁘기는 하지만 드라마에서 사랑의 섬세한 느낌을 연기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가을동화>를 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을동화>의 인터넷 사이트에 보면 그녀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밝히는 네티즌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열광적인 반응이 있기까지 송혜교는 남모르는 노력도 많이 했다. 오랫동안 시트콤을 하면서 몸에 밴 과장된 표정과 대사투를 고치기 위해 서울과 강원도, 충북을 오가며 촬영하는 강행군의 와중에서도 대사 연습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드라마를 위해 KBS <뮤직뱅크>의 진행도 과감하게 포기했다. 얼핏 아직도 응석이 남아있을 것 같은 여린 이미지지만, 잇단 밤샘 촬영에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작진의 전언이다.

그녀가 방송사와 이미지를 바꾸며 과감하게 도전한 드라마가 성공하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귀여운 이미지는 이제 그만, 깊은 느낌을 주는 여인의 이미지를 연기하고 싶다." 가장 알찬 가을을 맞고 있는 송혜교의 바람이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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