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한옥 뿌리 '민익두家' 복원 "인사동 새 명소"

  • 입력 2000년 9월 27일 19시 12분


서울시 사적으로 지정된 민익두 가(家)가 원상 복원돼 인사동의 새 명소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종로구 경운동 경인미술관 옆 민익두 가를 소유주와 함께 4억2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옛 모습 그대로의 한옥으로 복원한 뒤 전통다원으로 운영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설계안을 확정한 서울시는 연내 복원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일제시대 화신백화점을 설계한 조선시대의 대표적 근대 건축가 박일룡이 설계한 이 건물은 전통한옥과 근대건축이 조화된 30년대 개량 한옥의 초창기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대지 240여평, 건평 60여평으로 H자형 평면 형태인 이 한옥은 입구에 현관을 만들고 목욕탕과 화장실을 내부에 설치,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개량 한옥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서울시도 이 건축물을 한국주택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 77년 시 민속자료로 지정했고 같은 시기 한 사업가가 이를 구입했던 것. 그러나 당초 건축주가 두 아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지었던 두 채 중 한 채는 90년대초 개발바람을 타고 헐렸고 그 집터는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그 뒤 나머지 한 채도 서울시와 소유주의 관리소홀로 곳곳이 낡고 부서져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채 ‘폐가’로 방치돼 왔다. 서울시는 영구 보존을 위해 지난해 소유주에게 40억원을 제시하며 구입의사를 타진했으나 이를 거절당해 전전긍긍해왔다.

그러나 최근 역사적 가치가 큰 전통 건물의 보존이라는 ‘대의’를 소유주가 받아들여 옛 모습을 되찾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완공되면 근대 한옥의 정취를 즐기며 차 한 잔을 음미할 수 있는 인사동의 새 문화명소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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