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12원에 결혼앨범 만들어드려요"

  • 입력 2000년 9월 7일 18시 41분


“건당 140만원인 결혼사진을 12원에 찍어 주겠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경남 진해시의 해군회관 예식부 사진전속업체 입찰에서 벌어졌다. 주인공은 진해시 평안동의 신세계사진관 대표 이석관(李碩官·53)씨. 최근 실시된 입찰에서 파격적인 12원을 써내 나머지 10개 응찰업체를 제치고 전속업체로 뽑혔다.

이씨는 앞으로 1년간 해군회관 예식부에서 결혼사진을 찍게 된다. 이씨는 손해를 자청한데 대해 “그동안 해군 복지단측의 입찰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해온 데다 영세 사진관들의 자존심도 되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촬영금액의 30%를 복지기금으로 받아온 해군복지단이 입찰 참가자격을 엄격히 제한해 사진전속업체를 희망하는 영세 사진관들의 참여가 쉽지 않았다는 게 이씨의 주장. 사진협회 진해시지부(지부장 고성규·高成奎)도 이씨를 전폭 지지하고 나섰다. 20명의 사진협회 회원들은 이씨가 손해를 보는 만큼 자신들이 보전해 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씨는 당장 17일 해군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 2쌍의 사진 촬영을 계약했다. 해군 상사로 제대하고 10여년 전부터 사진관을 운영해온 이씨는 “비록 금전적인 손실은 크지만 정성 들여 사진을 찍어줄 각오”라고 말했다.

<진해〓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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