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해교육원 국내 설립 유네스코한국위 권태준 사무총장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53분


권태준 사무총장
권태준 사무총장
유네스코 협력기관인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이 26일 경기 이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원에 문을 열었다.

유네스코 산하 혹은 협력기관이 한국에 본부를 두기는 이번이 처음. 국제이해교육원 설립 목적은 타문화에 대한 이해 교육과 인권 환경 평화 등 범지구적 문제 해결.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제이해교육의 싱크탱크(thinktank) 및 정보센터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국제이해교육원 설립을 이끌어낸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권태준 사무총장(63). 10월7일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지금은 국제 협력의 시대입니다. 유네스코가 문화 교육분야에서 국제협력에 앞장서 왔습니다. 이제는 한국이 그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

국제이해교육원 설립에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유럽 국가들의 반대와 질투도 많았습니다. 유럽에도 없는 국제이해교육원을 왜 한국에 세우느냐 하는 것이였죠. 발로 뛰면서 설득했습니다.”

유네스코에서의 한국의 높은 위상도 한몫했다. 유네스코 193개 회원국 중 한국의 위원회가 규모면에서 가장 크고 활동도 가장 활발하다.

권총장은 “한국이 사업을 제의하거나 어떤 의견을 내놓을 때, 한번도 거절 당해본 적이 없다”면서 “유엔의 전문기구 중 한국의 위상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이 유네스코”라고 설명했다.

국제이해교육원이 우리에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권총장은 한일 역사교과서 공동 집필을 한 예로 들었다.

“한일 역사교과서 문제에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2차대전 직후 독일과 폴란드가 역사교과서를 공동으로 만들었는데 그것도 유네스코의 중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그는 아울러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은 중요하지만 우리 것에 너무 갇혀 있어도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4년동안 보람도 많았고 아쉬움도 많았지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인류 문화 발전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그래서 동서문화 비교 심포지엄, 동북아시아 샤머니즘의 전파경로 탐색작업 등은 사무총장이 바뀌어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 한국위가 준비하고 있는 세계 석학 포럼이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 다보스포럼이 있듯이 지적 문화적 분야에도 세계적인 포럼이 하나 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권총장은 10월초 퇴임하면 현재 휴직 중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돌아간다. 주변에선 연임을 권하기도 하지만 30년 넘게 일해온 서울대에서 정년퇴임(2002년)을 하고 싶은 것이 권총장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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