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고기는 1주일 숙성시켜야 제맛"

  • 입력 2000년 8월 16일 19시 19분


“고기 결만 봐도 어느 부위인지 알아봅니다.”

LG백화점 구리점의 정육바이어 이창희대리는 노총각. 예사 총각이라면 쇠고기 한근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나이(31)지만 육류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인’이다.

지난해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가 국내 대형유통업체 축산매장 정육인을 대상으로 연 ‘제6회 정육인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모교인 연암축산원예전문대와 정육인양성코스인 머크식육학교에서 ‘식육상품 만들기’ 강의를 하는 ‘교수님’이기도 하다.

“쇠고기에 대해서는 ‘환상’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집 고기는 갓 잡은 걸 내놓기 때문에 입에서 살살 녹는다’거나 ‘수입 쇠고기는 무조건 질이 나쁘다’고 하는 게 대표적이죠.”

쇠고기는 법적으로 도축 후 만 하루가 지나야 반출할 수 있다. 또 고기가 도축된 지 하루가 지나면 강직이 진행돼 질겨지기 때문에 맛이 좋아지는 것은 1∼5도의 온도에서 일주일 이상 보관 숙성시켜 단백질이 적절히 분해된 뒤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선 고기 결 사이에 지방이 고르게 퍼져 ‘마블링’이 좋은 고기를 상등품으로 치죠. 하지만 서양에선 지방이 적은 어린 소의 고기를 좋아합니다. 요즘은 고객들이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냉동육보다 냉장육을 찾는 경향이고요.”

진공 포장된 냉장육은 낮은 온도에서 90여일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여름철 기준으로 쇠고기 2∼3일, 돼지고기 1∼2일, 닭고기는 하루가 지나면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

그는 같은 고기도 제대로 구워야 제 맛이 난다고 말했다.

“자주 뒤집거나 한꺼번에 올려 구우면 육즙이 빠져나와 고기가 질겨집니다. 충분히 달군 팬에 고기를 얹어 밑부분이 노릇하게 익고 위쪽은 땀을 흘리듯 육즙이 배어 나올 때 딱 한번만 뒤집어 먹는 게 제일 맛있죠.”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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