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 특집]'라거+카스연합군' 하이트에 도전장

  • 입력 2000년 7월 14일 21시 21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은 맥주의 계절.

지난해말 오비라거가 카스맥주를 인수함에 따라 맥주시장이 6년만에 ‘하이트와 오비라거+카스맥주’의 양대 구도로 나뉜 뒤 시장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하이트 맥주는 ‘대한민국 대표맥주’로서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것이 올해의 목표. 94년 ‘깨끗한 물’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급속히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하이트는 수십년간 쌓아온 오비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시장점유율을 50%까지 올리면서 최근 5년간 맥주시장의 1인자로 군림해왔다. 하이트는 올해 4월부터 상표를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꿔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인기 탤런트 전도연을 주인공으로 기존 광고와 차별화된 ‘목말라’편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2월에는 일본 미쓰이물산과 발포맥주 200만상자(130억원 상당)를 수출하기로 계약하는 등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이트는 최근 ‘100% 천연 암반수’에 이어 ‘리듬공법’이라는 새로운 제조법을 내세우고 있다. 리듬공법이란 맥주 숙성과정에서 중간온도 상태로 여러번 공정을 되풀이함으로써 효모 본래의 풍부한 맛을 간직하도록 하는 방식. 발효 온도에서 저장온도로 급냉 숙성시키는 탓에 호모 쇼크가 일어나는 기존 방식과는 맛에서 차이가 난다.

이에 맞서는 오비맥주는 카스맥주를 인수한 뒤 30대 이상에는 오비라거, 20대에는 카스로 공략한다는 이원화 전략으로 하이트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계획.

오비라거는 30대를 겨냥해 영화배우 박신양을 등장시킨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박신양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빗물을 맞는 장면에서 시원함과 함께 직장인들의 ‘탈출 욕구’를 자극한다.

오비라거의 회오리 공법은 독일 맥주에서 느껴지는 진하고 남성적인 맛의 원천. 제조 과정에서 잡미, 잡향을 뽑아내 기존의 부드럽고 깨끗한 맛과 첫 잔의 상쾌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한다.

카스는 비열처리 공법과 무균 공정과정이 특징. 맥주 사상 최단기간인 37일만에 2000만병을 판매했으며 출시 2년만에 10억병이 팔리는 등 출시 초기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기존 제품과 달리 80도의 열균작업을 없애고 비열처리 공법을 채택해 효모가 살아있다. 또 초정밀 여과를 통한 100% 제균으로 저장성을 향상시키고 산화를 유발하는 열처리를 생략, 맥주 본래의 맛과 신선함을 오래 유지시킨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가 카스맥주를 인수한 뒤 맞는 첫 여름이기 때문에 시장점유율 1위 하이트와의 경쟁 결과가 주목된다”며 “올 여름의 승자가 향후 맥주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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