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평균 113쌍 이혼소송…배우자 부정때문 45%

  • 입력 2000년 7월 11일 19시 08분


씨(32·여)와 B씨(30·남)는 98년 3월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 직후부터 불화가 시작됐다. A씨는 공무원인 남편의 월급이 결혼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적다고 불만이었고 시댁쪽에서는 A씨가 해 온 혼수가 적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들은 결혼 4개월 만인 98년 7월부터 별거하기 시작했고 B씨가 법원에 이혼소송을 내 결국 서울가정법원에서 이혼판결을 받았다.

법원 관계자는 “이처럼 사소한 이유로, 경우에 따라서는 충동적으로 이혼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법원 행정처가 발간한 2000년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113쌍이 이혼소송을 냈으며 346쌍이 재판없이 협의이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459쌍이 이혼문제로 법원을 찾은 셈이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은 전년보다 5.3% 증가한 4만1055건에 이른다.

소 취하 등으로 조사가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한 2만9565건의 이혼청구 사유를 보면 배우자 부정이 45%로 가장 많았고 △부당한 대우(23.2%) △가정을 돌보지 않음(15.4%) △3년 이상 생사불명(6.4%) △자신의 부모에 대한 부당한 대우(5.4%) 등의 순이었다.

이혼소송 피고중 남편의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21.2%포인트 높아진 64.2%에 달해 아내가 적극적으로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이혼소송에 연루된 쌍방(5만9130명)을 나이별로 보면 △30대(42.4%) △20대(31.5%) △40대(19%) △50대(4.6%) 순이었고 황혼이혼에 해당하는 60대 이상도 0.6%인 399명이나 됐다. 동거기간별로는 5년 미만 61.4%, 10년 미만 84.7%였으며 1년 미만도 10%나 됐다.

또 지난해 협의이혼은 12만6500건으로 전년에 비해 2.4%, 10년전(4만8694건)에 비해 2.6배 가량 늘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