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2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초등학교 5학년 때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기 시작해 40년을 침대 휠체어에 누워 지내온 1급장애인인 그가 2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제4전시실에서 ‘사람이 좋아 사람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주제로 생애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7월5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는 인간의 얼굴과 몸을 그린 누드 크로키, 소묘, 유화, 파스텔화 등 300여점이 출품됐다.
누드가 200여점이나 되는 것은 그가 ‘건강한 사람’과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을 창조하신 ‘나의 하느님’을 끔찍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 인간속에 담긴 초월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청색을 주로 사용했다.
30세가 되기 까지 정규 교육기관에 다니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를 하던 그는 80년부터 개인교습으로 미술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림을 통해 종교적 영감을 얻게된 그는 82년 천주교에 입교했고 프랑스의 조르주 루오와 같은 종교적 심성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86년 작은예수회에 입회, 수녀가 됐다.
누워서 2시간정도 그림을 그리면 온 몸이 마비되는 듯한 고통이 뒤따르지만 밤낮없이 작업에 몰두하면서 몸담고 있는 수녀회 원장 업무도 차질없이 수행하고 있는 ‘수퍼 수녀’다.
가을에는 유럽 순회 전시회도 열 계획이라는 그는 “몸은 불편하지만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먹으면 몸은 반드시 따라 준다”고 쾌활하게 말했다.
<오명철기자>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