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벤처@실리콘밸리'/인터넷을 꿰야 돈이 보인다

  • 입력 2000년 2월 25일 19시 34분


“그래, 이제 인터넷이 뭔지는 알겠어. 그런데 그걸로 어떻게 돈을 번다는 말이지?”

급변하는 정보화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이 갖는 의문. 이 책은 궁금증을 말끔히 풀어줄 뿐 아니라 관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실전 지식을 제공한다.

제목만 보고 ‘남의 나라 얘기’라며 거리를 둘 일이 아니다. 저자가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쌓은 경험이 책의 주 내용을 이루지만, ‘벤처’와 ‘전자 상거래’, ‘코스닥’의 열풍 앞에 휩싸여 있는 우리에게는 내일의 필수 생존 상식이 될 지도 모른다. 문답식으로 재구성해본 책의 주요 내용.

▽왜 인터넷 관련 주가가 계속 오르나〓모든 부는 앞으로 인터넷으로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언젠가 큰 돈이 된다는 기대가 관련기업의 주가를 떠받친다. 비록 현재 수익성이 낮더라도.

▽그렇다면,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이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지탱할 수 있나〓일정기간 기업을 키운 다음에는 대기업에 팔아넘길 수 있다. 따라서 주가만 받쳐주면 수익은 문제가 안된다.

▽인터넷 관련기업은 인터넷 광고로 돈을 버나〓광고로 돈을 벌려는 것이 가장 흔한 사업모델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광고에 적합한 매체가 아니라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이 앞으로의 유망분야다. 경매전문사인 ‘eBay’ 등은 벌써 큰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VC’(벤처 캐피털)는 누구인가〓실리콘 밸리에서도 신비에 가려진 존재들이다. 이들은 10건의 투자에서 1건만 성공해도 모든 손해를 상쇄한다. 성공을 위해 경영 간섭을 마다하지 않는다.

▽인터넷 기업에 경쟁자는 없나〓만약 인터넷 기업이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되면 VC들은 생명공학 등 첨단분야로 대거 몰려갈 것이다. 현재 생명공학 관련산업의 인기가 인터넷 관련산업보다 인기없는 이유는 초기 투자액이 너무 크기 때문이지 장래성이 적어서가 아니다.

▽인터넷 산업에는 컴퓨터 전문가만 중요한가〓아니다. 홍보전문가, 증권브로커,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사원서비스(비서업) 등이 각광받고 있다. 또 컴퓨터 인력은 넘쳐나기 때문에 이들 주변인력이 오히려 더 높은 소득을 올리기도 한다.

저자는 실리콘 밸리의 신화적 인물과 기업들을 수 십 건의 상자기사로 포장, 흥미와 가독성(readibility)을 높여준다. 상자 기사마다 관련 인터넷 주소를 명기했으면 더 친절했으리라는 아쉬움도 든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밸리에 와서 일을 저지르라’며 한국인 벤처기업의 실리콘 밸리 진출을 설득한다. 성공할 경우 그 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며, 만약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노리는 기술이나 제품이라면 처음부터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진단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먼저 우수한 외부 전문가를 고용하고, 이곳의 인맥을 확보하라는 권고도 곁들인다. 295쪽. 8500원.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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