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최진영, 데뷔앨범 30만장 빅히트

  • 입력 2000년 1월 25일 18시 31분


최근 ‘스카이’라는 예명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만에 타이틀곡 ‘영원’으로 30만장의 데뷔 앨범 판매고를 올린 최진영(30). 16세에 누나 최진실보다 먼저 연기를 시작했지만 연기자로는 3년 넘게 빛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가수로 돌파구를 찾은 그를 놓고 가요계에서는 ‘기적’이란 말을 서슴지 않는다.

하드코어 사운드인 도입부만 제외하면 애절한 록발라드인 ‘영원’의 멜로디는 언뜻 그의 삶과 닮았다. “이제 사는 법을 알겠어…/…늦진 않을 거야. 기다릴게 언제라도…” .

그의 표현대로 ‘절제하지 못했던 날’에 대한 회한어린 대사는 그가 1년 동안 고함을 질러가며 만들었다는 탁성(濁聲) 속에 짙게 스며든다.

군 제대 후인 97년 방송사의 출연 제의가 완전히 끊겨 연기자로서의 자존심이 송두리째 무너져 갈 즈음, 최진영은 기획사 사장들과 단란주점에서 노래를 부르다 “괜찮은 음색인데 가수 한번 해 볼래?”라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연기자라는 ‘관성’과 최진실의 동생이라는 ‘그늘’은 가수로 거듭나려는 그를 끝까지 잡아챘다. 이런 상황에서 기획사는 세 번 바뀌었고 ‘엎기’(녹음하다 중단하는 것)가 계속됐다. 그의 앨범에서 ‘영원’을 비롯해 다른 곡들의 목소리 굵기가 서로 다른 것은 작업이 계속 중단되면서 목소리도 그 때마다 달라졌기 때문이다.

본격 데뷔 전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차인표와 장동건 등을 동원한 3억원짜리 뮤직비디오를 먼저 내건 전략을 놓고 “왜 조성모를 따라했느냐”는 세인들의 입방아에 최진영은 할 말이 많다.

“아직 완전한 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시선끌기용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스카이’ 대신 ‘최진영1집’으로 활동했다면 제가 목이 터져라 불렀던 ‘영원’을 노래로만 받아들였을까요?”

최진영은 지난해 12월초 데뷔무대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직 ‘죽지않은’ 자신을 발견한 데 대한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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