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심상찮다]배추 소값 폭등…전세도 강세

  • 입력 2000년 1월 16일 20시 03분


연초부터 배추값과 산지 소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전세금도 오름세를 나타내는 등 물가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세금 급등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설 성수용품의 공급물량을 대폭 늘리는 한편 목욕료와 학원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의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행위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16일 재정경제부 농림부 등에 따르면 12일 현재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배추는 5t 트럭 한 대분에 430만원대에 거래돼 지난해 이맘때의 200만원 미만에 비해 배이상 올랐다. 이는 월동배추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부진으로 생산량은 크게 줄어든 반면 소비는 활발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산지 소값도 마리당 25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금도 15일 현재 이달초에 비해 각각 0.51%, 0.66% 상승했다고 부동산 전문지 부동산뱅크는 밝혔다. 전세금은 강동구가 0.99%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송파구(0.95%) 강남구(0.87%) 마포구(0.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세금은 강남구 서초구 등이 각각 1.25%, 1.19%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부동산뱅크 김우희편집장은 “아파트 매매가는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전세금은 ‘대란설’과 함께 매물이 줄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헌재(李憲宰) 재경부장관 주재로 개각후 첫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특히 전세금 안정을 위해 재건축시기 분산, 전세자금 지원확충 등 기존의 정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전세금을 부추기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과장 홍보되고 있는 서울시의 저밀도지구개발 기본계획안의 실상도 적극 알리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올해 확정된 서울시 저밀도지구 기본계획안은 암사와 화곡에 불과하며 반포 잠실은 여전히 미확정인데도 주택이전수요가 많은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설 물가 안정을 위해선 다음주부터 설 성수품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사재기 등에 대한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경제정책조정회의 정례회의를 2주에 한차례씩,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주요 쟁점안건을 사전 조정하는 경제장관간담회를 매주 열기로 하는 등 정책조정을 강화키로 했다.

또 동절기 실업을 흡수하기 위해 1·4분기(1∼3월)중 40만명 수준의 단기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제품 조기 구매, 공공사업 조기집행 등의 대책을 강력히 추진키로 했다.

<임규진·송평인·박정훈기자>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