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소설가 조성기씨 교회 禁忌 '십일조' 정면 거론

  • 입력 1999년 11월 30일 19시 09분


“목회자 수업을 받았지만 목회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작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올해초부터 담임 전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시 공부 대신 신앙생활과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한 법대생의 모습을 그린 소설 ‘야훼의 밤’으로 개인의 엘리트의식과 신앙공동체의 허위의식을 파헤쳤던 소설가 조성기(48).

▼조누가 이름으로 책내▼

서울대 법대 졸업후 장로회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자 수업을 받았지만 오랫동안 문학을 통해 종교적 이상과 현실의 문제를 탐구하던 그가 최근 현실 종교문제를 거론하는 등 직접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생각을 같이하는 이들과 성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교회공동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교회공동체를 기반으로 세워진 산울교회를 맡고 있는 그는 최근 그동안의 성경공부를 토대로 한국교회에서 금기시됐던 십일조문제를 정면 거론했다.

▼나눔의 정신 본받자▼

그는 조누가라는 이름으로 펴낸 ‘십일조를 넘어서’(베틀 북)을 통해 “십일조는 본래 땅에서 난 물건을 바치는 것으로서 하나님께서 땅의 주인이라는 신앙고백인 동시에 땅을 주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고 말한다. 이같은 십일조 정신이 중세를 거치면서 ‘모든 소득의 십일조’로 변질됐으며 십일조를 남용하고 횡령하는 경우도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는 십일조에 깃든 나눔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과 새로운 십일조연보(헌금) 패러다임을 창출하자고 제의했다.

▼기성 목회자들 비판▼

조씨의 주장은 기성 목회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조씨는 “무조건 비판을 하기보다는 내 책을 꼼꼼히 읽어 본 뒤 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작가로서 기독교를 다룬 작품활동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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