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이태원, 공연전 호흡곤란…응급처치후 열연

  • 입력 1999년 10월 20일 18시 14분


뮤지컬 ‘명성황후’의 주연배우 이태원(34)이 17일 갑작스런 근육마비와 호흡곤란으로 공연을 포기할 뻔 했으나 5시간 동안 침과 맛사지를 받으며 무대에 서는 눈물겨운 투혼을 보여주어 화제다.

이태원은 이날 오전 극단 에이콤(대표 윤호진)측으로 전화를 걸어 “숨을 못 쉬겠다. 병원에 가봐야겠다”며 긴급 구조요청을 했다. 전날 공연 때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후 끌려가는 장면에서 몸을 다쳤던 것.

이씨는 등쪽 견갑골 아랫부위에 피와 근육이 뭉쳐져 노래는 물론, 숨조차 쉴 수 없었다. 극단측은 여러 병원을 수소문했으나 마침 일요일이라 문을 연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간신히 연락이 닿은 서울 양천구 목동 내외한의원의 이은미원장이 이날 오후 부리나케 서울 예술의전당 분장실에 도착해 이태원에게 침과 부항, 찜질 등으로 응급처치를 했고 이바람에 그는 30분만에 회복됐다. 이태원은 공연 도중에도 분장실에서 웃옷을 벗고 마사지를 받으며 저녁 공연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원장은 “이씨의 정신력이 이날 공연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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