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진단서 발급, 대형병원 '조심' 개인병원 '남발'

  • 입력 1999년 10월 18일 19시 02분


비아그라를 사기 위해 필요한 진단서와 관련, 대형병원이 부작용을 우려해 발급을 꺼리는 반면 개인병원에서는 간단한 진료만으로 쉽게 발급해 주고 있어 약품의 오남용이 우려된다.

이같은 사실은 본보 취재팀이 18일 서울시내 대형병원 4곳과 개인병원 10곳 등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드러났다.

비아그라를 복용하기 위해서는 고혈압 협심증 심장질환 등을 기본적으로 진단해야 하지만 개인병원의 경우 10곳 중 7곳에서 혈압과 심전도검사 등 한두가지 검사만으로 진단서를 발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A내과는 “비아그라를 사기 위해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심장계통에 별이상이 없다는 것만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니냐”며 “혈압을 재고 심전도 검사하는 데 10분 이상 소요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진단서 발급을 꺼리는 대형병원의 경우 대부분 “우리는 비아그라용 진단서를 취급하지 않는다”며 “다른 데 알아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서울 서대문구 D병원 관계자는 “진단서를 발급하기도 하지만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부작용을 의식해 꺼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권재현·윤상호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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