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윌리엄 한, 사람의 암세포 세계 첫 만들었다

  • 입력 1999년 8월 8일 19시 33분


인류 최초로 사람의 암세포를 만들어낸 과학자는 미국인이 아니라 재미교포2세인 윌리엄 한박사(34)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본보는 미 MIT 화이트헤드 생명의학연구 소장 로버트 와인버그박사팀이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바꾸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연구팀을 추적, 암세포를 만들어낸 사람이 한박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박사는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실험은 나의 작업이었다”며 “소장이 모든 공로를 차지하는 학계의 관행에도 불구하고 와인버그소장이 이례적으로 학계에 내가 공동연구자였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박사가 주임연구원으로 암세포를 주도적으로 만들었으며 와인버그소장은 연구지도를 담당했다는 것.

한박사는 “이번 실험성공으로 당장 암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보다 정확히 암을 유발하는 원인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 획기적인 연구성과가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박사는 “유전자 변이를 통해 암세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하면서 “지금까지는 쥐를 대상으로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전이하는 방법이 성공했을 뿐이고 사람에게서 암세포를 만든 예도 있으나 이는 방사선을 쬔다든지 약품처리를 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전이과정을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박사는 87년 미국의 최고명문 하버드대를 최우등생(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한 수재. 대학 1학년 때 미 대학생으로서는 가장 영예로운 국가장학생으로 선발됐으며 4학년 때는 1776년 이후 2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최고 엘리트들의 단체 ‘피 베타 카파’의 회원이 됐다. 하버드대를 최우등생으로 졸업할 당시 발표한 논문은 생화학분야 하버드대 최고의 명예논문으로 선정됐다. 한박사는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와 면역학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현재 화이트헤드 연구소에 재직중이며 하버드대의대에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구자룡기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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