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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4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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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기에 사무실건물 한칸을 임차해 쓰다보면 근무시간이 지나서는 냉난방이 끊어지고 주차도 불편할 때가 많다. 또 밤샘근무를 하면 현관 출입문이 잠겨 갇혀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도 있다.
그러나 사옥을 짓는 과정에서 너무 욕심을 앞세우면 자금난에 빠져 부도위기에 몰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 낡은 주택을 임차한 뒤 내외부를 개조해 현대감각의 사옥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살펴본다.
▽개보수 전〓인테리어업체 ‘프로그램’의 권오진사장(48)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해왔다. 보증금이 5000만원이고 월세는 200만원을 조금 웃돌았다.
이 사무실은 인테리어용 가구나 소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과 철거 때 나오는 폐자재를 임시 저장할 장소가 없었다. 이 때문에 폐자재가 나올 때마다 처리업자를 불렀고 그 비용도 많이 들어갔다.
또 하루 평균 8대정도의 자동차가 드나들었으나 주차공간은 2대분만 할당받아 인근의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줄잡아 매달 15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권사장은 청담동에 지은지 27년된 지하 1층, 지상 2층의 주택을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60만원에 8년간 임차한 뒤 개조해 사옥으로 쓰기로 했다.
▽리노베이션〓권사장은 20년 인테리어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개조에 나섰다. ‘기능과 안전도는 크게, 비용은 적게’라는 원칙으로 되도록 손을 많이 대지 않으면서 효율적인 사무공간을 만들었다.
옆건물과 맞닿지 않은 앞면과 측면의 낡은 외부는 검은색 철판으로 감쌌다. 창을 여러개 뚫어 답답한 기분이 들지 않도록 배려했다. 현관은 노란색으로 칠해 힘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1층의 방 4개와 거실중 방 2개는 실장실과 소장실로 바꿨고 나머지는 디자인실 2개와 식당으로 꾸몄다. 베란다를 헐어 공간을 넓힌 뒤 책상이 부착된 책장을 배치했다. 지하는 임시 저장창고로 활용했다. 담벽은 허물고 마당을 최대 8대까지 댈 수 있는 주차장으로 바꿨다.
내부는 장식을 많이 하지 않고 대신 페인트칠 정도만 했다. 천장과 바닥은 콘크리트 위에 흰색 페인트를 칠했고 벽면은 벽돌에 토분을 뿌려서 마감처리했다.
지난 1월에 주택을 빌린 뒤 6개월간 4510만원을 들여 개조를 마쳤다. 연면적이 55평이므로 평당 공사비는 81만8000원이 들어간 셈이다.
▽효과〓낡고 볼품 없었던 단독주택이 회사의 이미지와 걸맞게 탈바꿈하면서 직원들이 느끼는 자부심도 전보다 커졌다.경제적으로도 전세보증금은 그대로였지만 월세나 유지관리비를 매달 200만원씩 줄일 수 있었고 2층의 디자인실 1개는 월세 60만원을 받고 임대해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
▽체크포인트〓낡은 주택을 사옥으로 개조하려면 마당이나 지하층이 있는 집을 고르는 것이 좋다. 마당은 주차장을 비롯해 여러 용도로, 지하층은 다용도실이나 창고용으로 쓸 수 있다.미리 업무분석을 철저하게 해 나중에 추가공사하는 번거로움을 피해야 한다.(도움말:수목건축 02―578―3777)
〈이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