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성展 출품작]「태풍경보」등 격정적 감정 담아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요즘도 뭔가 터지고 폭발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장우성화백이 이번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들 중 다수에 ‘태풍경보’ ‘폭발하는 화산’ 등 격정적인 제목들이 붙여졌다. 장화백은 “언젠가는 해일이 온 세상을 뒤덮는 듯한 느낌을 담아 표현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아직 열정이 넘친다.

반면 ‘학’ ‘고향의 언덕’ 등의 작품에서는 조용함과 쓸쓸함이 느껴진다. 이렇듯 이번에 그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격정에서부터 외로움에 이르기까지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장화백은 ‘태풍경보’를 특징적인 작품이라고 자평한다. “세기말에 무언가가 세상을 한차례 휩쓸고 지나갈 것만 같은 느낌을 담았습니다.”

이 작품은 큰 붓을 써서 한 획으로 휘저어 내려가며 그린 것이다. 회오리치는 듯한 느낌.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그린 것”이라며 “바람을 그린 화가는 드물다”고 덧붙였다. 또 뱀을 잡아먹고 있는 ‘황소개구리’라는 작품을 통해서는 “외래 것이 들어와 우리산하를 어지럽혀 분통이 터지는” 감정을 담는 등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음을 보였다.

반면 ‘학’에서는 “추운 연못가에서 근심스럽게 까마귀소리를 듣고 있는”느낌을 담았다. “신선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하늘을 쳐다보며 울고 있는 모습”으로 외로움이 묻어난다.

작품 형식은 대체로 더욱 간결해졌다. 그의 작품들은 간결한 필선과 담백한 채색으로 정신적인 격조를 느끼게 하는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이번에는 이같은 느낌을 더욱 응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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